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아이를 안은 한 시민이 주민등록등본을 받기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정부 행정 전산망이 복구된 지 이틀 만인 22일 주민등록시스템이 또 장애를 일으켜 주민등록 증명서 발급 업무가 잠시 지연되는 등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백동현 기자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아이를 안은 한 시민이 주민등록등본을 받기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정부 행정 전산망이 복구된 지 이틀 만인 22일 주민등록시스템이 또 장애를 일으켜 주민등록 증명서 발급 업무가 잠시 지연되는 등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백동현 기자


■ 관료주의가 디지털 먹통 불렀다 - (下) 민간 접목으로 행정망 ‘업그레이드’

기술 보유 대기업 활용안 부상
관련법 개정안 연내 마련 방침

與도 “쪼개기 발주 남발 방지
시스템 통합관리 가능케 해야”


지난 17일 먹통이 됐던 정부의 행정전산망이 복구 이틀 만인 22일 또다시 멈춰 서자 민간의 앞선 기술력을 십분 활용해 공공 디지털 안전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공 디지털에서 민간의 영역이 더욱 커져야 한다는 의미다. 세계적 수준의 정보기술(IT)을 보유한 대기업이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빗장을 푸는 방안이 단기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기업도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르면 연내 소프트웨어진흥법 개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과기부는 “1000억 원 이상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앞선 기술력을 가진 대기업의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참여를 제한했다. 대기업의 과점을 막아 중소기업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 ‘쪼개기 발주’ 등을 양산해 공공 디지털의 안정성을 위협했다. 여권도 법안 마련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소프트웨어 사업 과정에서의 대기업 배제는 영세 업체에 사업을 나눠주는 쪼개기 발주 남발로 이어졌고 결국 기기의 통합 관리를 어렵게 했다”며 “공공 부문 정보통신망의 경우 기술력이 높은 대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IT업계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IT 분야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 참여 제한 완화는 물론 과업 변경, 사업 대가 산정, 중소기업 참여 가점 비중 등 관련 제도도 개선해 대기업 참여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면 비용이 늘어나고 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중소기업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토로했다.

소프트웨어진흥법이 개정되면 ‘차세대 지방행정정보시스템’은 대기업이 맡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 시스템은 17일 장애가 발생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는 행정전산망인 ‘새올 지방행정정보시스템’을 대체한다. 해당 시스템의 사업 규모는 총 5800억 원으로 파악됐다. 현재 해당 사업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내년도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예타 통과 후에는 정보시스템마스터플랜(ISMP) 등 관련 절차를 통해 사업계획을 세분화·구체화하는 작업을 거친다.

민정혜·이승주·전세원·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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