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얇아진 학생들 환영에
정부·지자체선 적극 지원 의지
대학측은 “희생만 강요” 반발
대학생들이 1000원으로 학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대학생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이천원의 저녁밥’이 등장한 가운데 대학가에서는 ‘무상 학식’ 도입 필요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충북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천원의 저녁밥’ 사업을 시행 중이다. 당초 학식 비용 4900원 중 대학이 2900원을 부담하고 학생들은 2000원으로 저녁 식권을 구매하는 것으로, 이번 학기가 끝나는 내달 21일까지 진행된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1000원에 저녁밥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전국 145개 대학이 천원의 아침밥 운영대상으로 선정됐다.
경남도에서는 ‘무상 학식’이 추진되기도 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12월 도내 대학생 1명당 하루 한 끼씩 총 6만여 명에게 학식 바우처를 지원하는 ‘대학생 무상 학식 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지난 7월 예산 부담 문제로 ‘일단 보류’한 상태다.
정부도 관련 예산을 늘리고 있다. 당정에 따르면 내년 천원의 아침밥 사업 지원 규모는 학생 수 기준 397만 명으로, 올해 234만 명보다 1.7배 확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4월 천원의 아침밥 확대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이 지난 2011년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조례’에 반대하면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가 시장직에서 물러났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지갑 사정이 특히 좋지 못한 대학생 대상 사업이 고물가 속 힘을 얻었다는 평가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변모(25) 씨는 “코로나19 이후로 저렴한 메뉴가 싹 사라졌는데 천원의 아침밥이 확대돼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들은 재정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은 학생과 정부가 1000원씩 내면 나머지는 대학이 내는 구조다. 서울 소재 대학 관계자는 “밥상 물가가 오를수록 대학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도 커진다”며 “몇 년째 등록금을 동결하고 대학의 재정 확보 수단은 전부 묶어두고 무상 학식 등 학생 복지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대학의 희생만 강조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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