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여성 살해·시신훼손 혐의
“불우한 성장환경 면죄부 안돼”


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유정(여·23·사진)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 김태업 부장판사는 24일 살인 및 사체손괴,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형 집행 종료 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해 행위와 그 이후의 범행까지 철저히 계획한 뒤 스스럼없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100여 차례 흉기로 찌르고 범행 뒤 피해자 옷을 입는 등 잔혹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불우한 성장환경이 범행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만 사회 규범이 내재화되지 않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한 대법원의 판례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중학생으로 가장해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낙동강변공원에 버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6일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정유정은 교화 가능성이 없고 영원히 격리가 필요하다”며 사형을 구형했지만, 정유정은 “사회로 복귀할 기회를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의 공소 사실을 보면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1분 중학생으로 가장해 A 씨의 집에 들어간 뒤 미리 챙겨온 에코백에서 흉기를 꺼내 A 씨를 10분간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정유정은 A 씨가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려고 같은 날 오후 6시 10분부터 9시까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다. 그는 다음 날 오전 1시 12분에 A 씨의 시신 일부를 경남 양산시 공원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유정이 과외 앱을 통해 살해하기 쉬운 피해자를 물색하고 범행 도구와 중학생 교복을 미리 챙긴 점 등을 토대로 계획된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정유정은 법원에 19차례 제출한 반성문을 통해 불우한 성장 과정과 우울증을 주장했다. 앞서 유가족은 ‘또다시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게 정유정에게 법정 최고형의 엄벌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여러 차례 제출한 바 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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