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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로맨스 스캠 피해액 92억2000만 원

보고서 “사업자가 신원 확인·위험 고지해야”


피해자에게 접근해 애정 관계를 형성한 뒤 사기 행각을 벌이는 ‘로맨스 스캠’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매년 증가 추세지만 범행 창구로 이용되는 데이팅 앱의 이용자에 대한 보호는 미비하단 지적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24일 발간한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이용자 보호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일부 데이팅 서비스는 회원가입 시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가 없다. 즉 허위 계정을 만들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애인으로 위장해 사기를 쳐도 가해자의 신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집계한 로맨스 스캠 피해액은 92억2000만 원에 달한다. 피해액은 2020년 3억2000만 원, 2021년 31억3000만 원, 2022년 39억6000만 원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사람이 원치 않는 연락을 계속 시도하는 스토킹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허위 계정은 강력범죄 위험을 높이고 범인 검거를 복잡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데이팅 앱 등에 대한 현행법상 규제는 사후 대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실정이다. 스토킹, 사기, 성범죄가 일어난 후에야 처벌할 수 있는 구조다.

보고서는 이런 사고를 줄이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데이팅 서비스 사업자가 회원가입 시 신원을 확인하고, 위험을 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온라인 데이팅 사업자에게 신원 확인을 의무화하는 법은 현재 국내에서 실시되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2년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적용 범위가 광범위해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이용자 및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며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이 그 근거가 되고 있으나, 관련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신원 확인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데이팅 앱 사업자 측에 ‘안전 이용에 관한 고지’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상대방의 허위 정보 제공 가능성, 개인정보 공유 금지, 금전적 요청에 따른 송금 금지 등을 이용자에게 미리 알리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율 규제의 일환으로 앱 내에서 이용자가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 필요도 있다. 현재 데이팅 앱 등은 단순 채팅 서비스만 제공해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로 만남 어플을 통한 사기 사건이 늘어난 경향이 있다”며 “완전히 가짜 계정을 만들거나 해외에 서버를 두고 가상화폐를 요구한다. 상대방이 돈을 요구하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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