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민 최고위원, 윤재옥 원내대표, 김 대표, 김석기·조수진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기현(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민 최고위원, 윤재옥 원내대표, 김 대표, 김석기·조수진 최고위원. 연합뉴스


■ 예결특위 소소위 가동

여야 3명씩 속기록 없이 회의
R&D예산·특활비 손질할 듯

민주 “단독 수정안 마련” 엄포
나눠먹기식 쪽지 경쟁 불보듯


65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여야 의원 3명 주도의 비공식·비공개 기구인 ‘소(小)소위원회’로 넘어갔다. 올해도 나라 살림 전체가 회의록도 남기지 않는 밀실(密室)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인데,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선심성 예산을 주고받는 ‘나눠먹기식’ 쪽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의 이 같은 고질적 ‘짬짜미 심사’가 해마다 반복되는 것에 대해 근원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27일 오전부터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예결위 여야 간사인 송언석·강훈식 의원과 기획재정부 2차관·예산실장 등 극소수 인원만이 참여하는 비공개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논의를 재개했다. 예산소위보다 작아 ‘소소위’로 불리는 이 회의는 법적 근거가 없는 임의 기구지만, 여야는 정치적 타협을 통해 예산 항목별로 수억∼수조 원의 금액을 더하거나 빼는 관행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첨예한 쟁점 항목은 연구·개발(R&D) 예산으로 정부가 올해 대비 16.6%를 삭감해 편성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최소 3조 원 이상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법무부와 감사원 등 사정기관 특수활동비 규모를 놓고도 여야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합의 막판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 소소위에선 약 넉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겨냥, 여야의 쪽지 경쟁도 불붙을 전망이다. 특히 당내 실세 의원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에 없는 지역사랑상품권(7053억 원)과 청년 3만 원 교통 패스(2923억 원) 등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에 대한 대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야당에 발맞춰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 확대 등 현금성 지원사업 예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역대 최대 ‘세수 펑크’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여야가 앞다퉈 ‘선거용 예산 늘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을 위한 각종 민원성 쪽지 역시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야당 단독 수정 예산안 처리 가능성도 시사했다. 지난해와 같이 ‘셀프 감액 수정안’을 마련하고 단독 처리 직전까지 몰고 가면서 정부·여당으로부터 ‘빅 딜’을 성사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헌법과 국회법에 따르면 예결위는 예산안 심사를 11월 30일까지 마쳐야 하고 본회의는 예결위에서 넘어온 예산안을 다음 달 2일까지 처리해야 한다. 기일을 지키지 못하면 정부가 제출한 원안이 본회의 표결 대상이 되는데, 민주당의 ‘벼랑 끝 전략’으로 여야 이견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법정시한 내 예산안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 따로 이재명 정부를 차리겠다는 대선 불복 인식이 반영된 것 같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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