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금쪽이’ 는 어디로 가야하나요?

10년간 아동·청소년 진료내역
10분위 진료비, 1분위의 4.4배
“통계 안잡힌 저소득층 더 많아”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은 고소득가정보다 마음건강에 더 많은 문제를 겪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실제 병원을 찾는 아동·청소년은 소득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9∼17세 아동·청소년 2510명의 우울 및 불안, 공격성 지수를 분석한 결과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해당 지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우울 및 불안 지수 평균 점수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중위소득 50% 미만’이 2.35점으로 가장 높았고,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중위소득 150% 이상’과 ‘중위소득 100∼150%’가 모두 1.72점으로 가장 낮았다. 공격성 점수 역시 중위소득 50% 미만은 2.30점으로 중위소득 150% 이상(1.76점)보다 0.54점 높았다. 소득이 낮을수록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 환자는 고소득층에서 더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2013∼2022년)간 정신질환(상병코드 F00∼F99) 진료를 받은 만 19세 아동·청소년은 연평균 20만7372명에 달한다.

소득 수준별로 뜯어보면, 소득 수준 최하인 1분위의 진료 인원은 연평균 1만2220명이었다. 이에 반해 소득 수준 최고인 10분위는 4만9349명으로 1분위의 4배가 넘었다. 총진료비는 1분위가 88억6694만 원인 반면, 10분위는 389억7330만 원으로 1분위 총진료비의 4.4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저소득가정 아이들의 정신질환 유병률이 과소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ADHD만 놓고 봐도 고소득층 진료 인원이 더 많다”며 “경제적 이유 등으로 병원에 오지 못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저소득층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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