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서 13억 들인 어울마당, 9개월 째 방치…3년 넘게 텅빈 시설도
‘일단 짓고 보자’식으로 조성된 탓…전주시의회서 비판
전북 전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도시재생 거점시설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줄줄이 방치되고 있다. 주민 수요와 활용방안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일단 짓고 보자’는 식으로 안일하게 조성한 탓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 전주시와 전주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건립된 거점시설 14개 중 5개가 개점휴업 중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 2019년 말 13억여 원을 들여 만든 팔복동의 어울마당은 올해 2월 문을 닫은 뒤 방치되고 있다. 한 협동조합이 맡아 커피숍 등으로 운영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자 손을 떼고 철수해버렸다.
14억여 원을 투입해 지난해 말 완공한 서학동 예술마을의 복합문화시설도 1년이 다 되도록 방치돼 있다. 전시 및 체험시설 등을 갖추고 예술마을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계획이었으나 예상과 빗나갔다. 5억여 원이 투입된 승암마을의 주민 공동시설과, 서학동의 예술인을 위한 생활 및 숙박시설 등도 길게는 3년이 넘도록 텅 비어 있다.
이렇게 거액의 혈세를 들인 도시재생 거점시설들이 외면받는 이유는 주민 참여 없이 행정 주도로 건물부터 세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역의 특성이나 주민 요구가 고려되지 않은 채 건물이 지어지면서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정 기간 정상적으로 운영됐던 시설도 행정의 운영비나 인건비 지원이 끝나면 문을 닫는 사례가 많다.
이보순 전주시의원은 "지역 특성과 공동체의 역량에 맞게 계획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인 용도와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건물부터 짓고 보자는 식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며 "이제라도 안정적인 활용방안과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서연 시의원도 "도시재생 거점시설이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매년 조성되고 있었으나 정작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은 거의 없다"면서 "앞으로 관리비 부담 등이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지속 가능한 운영 및 활용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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