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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송치한 감사원 3급 공무원 사건, 남부서 라임 수사 이끈 이준동 형사5부 배당
조희연·송영무 사건에 이어 감사원 3급 사건 혐의 소명 덜 됐는데 ‘공소제기 요구’
공수처법엔 공수처 ‘공소제기 요구’ 권한 없어…검찰 업무만 가중



검찰이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송치한 감사원 간부(3급)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 사건을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한 이준동 부장검사가 이끄는 중앙지검 형사5부에 배당했다. 법조계에선 법원이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하는 등 소명이 덜 된 사건을 법령에 없는 ‘공소제기 요구’란 명목으로 잇달아 송치해 검찰 업무가 가중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3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공수처가 송치한 감사원 3급 간부 김 모씨와 김씨가 운영한 회사의 명목상 대표이사 A씨에 대한 뇌물 수수, 횡령 등의 혐의 사건을 형사5부에 배당했다. 김씨는 차명으로 전기공사 업체를 설립한 뒤 감사 대상인 건설·토목 관련 3개 기업으로부터 전기공사 하도급 대금 명목으로 약 15억8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당 과정에선 형사5부를 이끄는 이 부장검사가 직전 근무지인 남부지검 형사6부장을 지내며 라임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검사는 남부지검 근무 시절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검거는 물론 김 전회장에게 억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수백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 같은 당 이수진 의원을 기소했다. 중앙지검 형사5부는 공수처가 송부한 수십 권의 수사기록 검토에 들어갔다.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혐의 소명이 덜 된 사건들을 ‘공소제기 요구’란 명목으로 잇달아 송치하고 있는 것을 두고 검찰 업무 부담을 가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9월 공수처가 송치한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을 받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사건, 지난 9월 송치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 문건’과 관련해 군 간부들에게 거짓 서명을 강요한 의혹을 받는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사건에 이어 이달 초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최근 송치한 감사원 간부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조 교육감·송 전 장관의 경우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이 사실상 수사를 다시 했다. 이달 초 법원은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한 감사원 간부에 대해서도 “상당수의 공사 부분에 개입했음을 인정할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고 뇌물 액수 산정에 있어 사실 내지 법률적 측면에서 다툼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가 혐의 소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소권이 없는 사건을 공소제기 요구란 이름으로 송치하는데, 검찰로서는 사실상 다시 수사를 해야 해 업무가 가중된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공소제기 요구가 법령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26조에 기소권이 없는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해선 관계 서류·증거물을 지체 없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에게 송부 해야 한다고 규정됐을 뿐이다. 사실상 사법경찰관 신분에 가까운 셈이다. 공수처 내부 규정인 사건 사무규칙에만 공소제기 요구가 적시됐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사건 사무규칙은 해당 기관 내부에만 적용되는 규칙”이라며 “법령이 아닌 사건 사무규칙을 내세워 외부 기관에 공소제기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감사원 간부에 대해) 공수처는 충분한 수사를 진행했고 추가 수사 여부는 검찰이 판단할 사안”이라며 “현재 수사권만 있는 사안에 대해 수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 됐을 때 어떻게 처리한다는 법 조항이 없다. 그래서 사건 사무규칙을 명시한 것이다. 입법적 미비 문제”라고 설명했다.

염유섭·김무연 기자
김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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