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합리적 검토” 발언 나오자…“이제 지역 현안 신경 써달라 주문” 비판
“교섭 저력 활용한 재도전” 요구도…개최 예정지 중·동·남구 ‘특수 유지’ 기대 커
부산=이승륜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세계박람회(엑스포) 재도전 가능성을 시사하자 여론이 분분하다. 박 시장이 ‘엑스포 희망 고문’을 자제하고 1년 넘게 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이면서 생긴 시정 공백을 메울 때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다른 한 쪽에서는 재도전을 통해 그간 지역이 누려온 ‘엑스포 유치 특수’를 계속 유지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기대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
3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박 시장이 “2035 엑스포 재도전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실제 시가 재도전 의지를 표명한 것인지 해석이 엇갈린다. 이와 관련해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정부가 재도전을 결정하면 시는 응할 의사가 있다. 시장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 재도전 소문이 돌자 지역에서는 찬반 입장이 나뉜다. 일부 시민은 “유치 실패 이후 허탈감이 크다. 희망 고문은 그만 당하고 싶다”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남포동 건어물 상인 박충근(58) 씨는 “장사가 잘 안 된다. 민생도 신경 써달라”고 하소연했다. 강상현(48) 씨는 “박 시장이 엑스포 유치한다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에어부산 매각 등 현안과 관련해 정치권에 제대로 목소리를 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부산시당은 지난 29일 ‘잔치는 끝났다. 엑스포로 외면한 시민의 민생을 지키는 시정에 집중하자’는 제목의 성명을 낸 뒤 “시가 엑스포에 재도전하려면 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간 쌓인 엑스포 유치 교섭 저력을 살렸으면 좋겠다”며 엑스포 재도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엑스포 예정 부지의 80~90% 해당하는 동구 주민은 엑스포 재도전 시 북항 재개발, 미군 55보급창 이전 등에 속도가 나 과거 중심도시 시절 영광이 재현될 것으로 본다. 개최지가 있는 중구, 남구에서도 관광 특수 유지와 낙후지 개발, 고가도로 철거 등의 후순위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엑스포 재도전을 기대한 분위기다. 오은택 남구청장은 “재도전하게 되면 시·구 간에 전략을 조율해 장기적으로 체계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시는 엑스포 개최지 결정 당일 안병윤 행정부시장 주재로 긴급현안회의를 열었다. 안 부시장은 “유치 실패 충격을 딛고 성장 동력을 잃지 않을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다음 달 1일 시장이 시정에 복귀하면 전체 방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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