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점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10월 산업활동 동향

생산, 3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
반도체 -11.4% 기계장비 -8.3%
임시공휴일로 조업일수 준 탓

소비, 해외여행 늘며 감소 전환




내수활성화 등을 위해 정부가 임시공휴일(10월 2일)을 지정했으나 오히려 소비가 줄어들고, 국내 산업생산이 4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감소’가 확인되면서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 소비심리와 기업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1(2020년=100)로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지난 7월(-0.8%) 이후 8월(1.9%)과 9월(1.0%)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임시공휴일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여파로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광공업(-3.5%)이 전체 생산을 끌어내렸다. 이는 지난해 12월(-3.5%) 이후 10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특히 주력품목인 반도체(-11.4%)를 비롯해 기계장비(-8.3%)와 전기장비(-5.8%) 등에서 크게 줄었다. 반도체는 올해 2월(-15.5%) 이후 8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출하도 29.0% 줄었지만, 생산이 두 자릿수 감소한 탓에 반도체 재고는 9.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부품(10.4%)과 자동차(3.2%), 1차 금속(4.0%) 등은 늘어났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9월 높은 증가율로 인한 기저효과와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고 수급 상황이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도 전월보다 0.8% 줄었다. 소매 판매는 지난 8월(-0.3%) 이후 9월(0.1%)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지난달 다시 줄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황금 연휴로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에 국내 소비가 늘지 않았고, 중국인들의 관광패턴도 소비에서 체험 위주로 바뀌면서 내수증대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 역시 최근 2개월간 증가세를 보이다 3.3%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1%)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1.2%)에서 투자가 모두 줄었다.

일각에서는 올 들어 분기 초(1월·7월·10월)마다 ‘트리플 마이너스’가 되풀이되고, 분기 중에는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는 만큼 이번 ‘트리플 마이너스’는 일시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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