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부셸당 11.8 → 5.44달러
원가부담 던 기업 호실적 예고
소비자 불만에 ‘여론 달래기’
밀·옥수수·식용유 등 수입 식품 원자재 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내세워 라면·빵·과자 등 가공식품 가격을 수차례 올린 식품기업들은 원가 부담을 덜면서 잇단 호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고물가 부담으로 허리가 휠 지경인데 식품기업들만 실적 잔치를 벌인다는 소비자 불만과 함께 정부의 압박을 의식한 일부 기업들은 뒤늦게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며 여론 달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30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밀 선물 가격은 부셸(27.2㎏)당 5.44달러로 지난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밀 선물 가격은 지난해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부셸당 11.8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되찾았다. 옥수수 선물 가격도 같은 날 기준 부셸당 4.5달러로 떨어지면서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 식용유로 많이 쓰이는 해바라기유 가격도 연초 t당 1000∼1200달러에서 최근 900달러까지 떨어졌다. 식품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입 원자재 중 가격이 오르고 있는 품목은 현재 설탕과 코코아뿐이다. 하지만 두 품목은 최근 정부가 관세율 0%인 할당관세 적용을 통해 수입 가격을 낮추기로 해 식품기업들의 부담은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을 던 식품기업들의 실적은 호조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7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오뚜기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04억 원으로 4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F&B, SPC삼립 등 다른 식품기업들도 4분기 영업이익이 10% 안팎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식품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식품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철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오뚜기는 다음 달 1일부터 분말 카레, 케첩 등 제품 24종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가 철회했다. 풀무원과 롯데웰푸드도 요거트, 소시지 등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미뤘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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