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3시19분 발사 예정… 北 정찰위성 만리경 1호와 같은 저궤도 우주공간
성공시 내년 상반기 임무 개시… "적 압도하는 국방태세 구축"
"北 군사위성 해상도의 100배…킬체인 핵심" 軍 정찰위성 1호 내일 새벽 발사
우리 군이 이른바 ‘425사업’ 일환으로 개발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우리시간 2일 오전 3시19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우리 정찰위성 1호가 발사에 성공해 우주궤도를 선회할 경우 지난 21일 발사된 북한의 만리경 1호와 비슷한 고도인 약 500㎞ 제궤도 우주공간에서 비슷한 궤도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 군사정찰위성 1호끼리 비슷한 궤도를 그리며 조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부는 1일 이 같은 위성 발사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군사정찰위성은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의 핵심 전력으로서 종심(縱深)지역·전략표적의 도발징후 감시능력 증강을 통한 ‘킬체인’ 역량 강화에 기여해 적을 압도하는 국방태세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기 등을 탑재한 미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반덴버그 기지 내 발사장에서 기립 작업을 마치고 발사 준비 최종 점검에 돌입한 상태다.
이와 관련 스페이스X는 "1일 오전 10시19분(현지시간) 반덴버그 기지 우주발사단지 4동에서 ‘팰컨9’을 발사할 예정"이라며 "발사 약 15분 전부터 X(옛 트위터)를 통해 현장 상황을 생중계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스페이스X가 공개한 반덴버그 기지의 팰컨9 로켓 사진을 보면 흰색으로 도색된 발사체 상단엔 영문 ‘KOREA’(한국)와 태극 문양이 새겨져 있다.
당초 우리 군의 정찰위성 1호기 발사는 지난달 30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현지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연기됐다.
우리 국방부에 따르면 정찰위성 1호기가 탑재된 로켓이 정상적으로 발사될 경우 발사 2분18초 뒤 발사체 1단 엔진이 정지되고, 2분29초 뒤엔 발사체 2단 엔진이 점화된다. 그리고 2분44초 뒤엔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이 분리되고, 10분4초 뒤엔 발사체 2단 엔진 가동이 정지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정찰위성은 발사 12분 뒤 발사체와 분리되고, 약 1시간18분 뒤엔 해외 지상국과의 첫 교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리고 6시간23분 뒤 국내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위성체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면 최종적으로 발사 성공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정찰위성 1호기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실제 우주 환경에서 진행하는 ‘태도 시험’과 운용시험평가 등을 거쳐 내년 전반기 중엔 정식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위성이 궤도에 올라가면 상태 점검을 하고 지상과도 통신하며 내부 컴퓨터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게 된다"며 "영상·사진 촬영 때 초점을 맞추는 보정 작업 등을 마치고 위성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전력화한다. 그 기간이 길게는 6개월, 짧게는 4개월 정도 걸린다"고 부연했다.

‘425사업’은 북한의 주요 전략표적 감시·대응을 위해 우리 군의 독자 정찰위성을 자체 연구개발 등을 통해 확보하는 것으로서 2018년 시작됐다.
국방부는 이 사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장비 탑재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급) 군사위성을 궤도에 띄운다는 계획이다.
‘425’란 사업 명칭은 SAR(사)·EO(이오)와 비슷한 발음의 아라비아 숫자에서 유래했다. 425사업의 위성 5기 가운데 EO·IR 장비 위성이 이번에 발사하는 ‘1호기’다. SAR 위성인 2호기는 내년 4월 발사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425사업 위성 5기가 모두 궤도에 진입해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약 2시간 간격으로 북한 내 미사일기지·핵실험장 등 주요시설 정보를 위성사진·영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EO 장비로는 하루 1회, IR 장비로는 하루 2회씩" 북한 내 주요 지점 촬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SAR 위성은 하루 4~6회 정도 한반도 상공을 지난다. EO·IR과 SAR 위성은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찰위성의 카메라 해상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서브미터’급(지상의 가로·세로 1m 크기 이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며 ‘아리랑3호’ 위성보다도 3~4배 정밀하다"고 부연했다. 발사에 실패해 서해상에서 추락해 우리 군이 건져올린 북한 정찰위성 해상도의 100배 이상 정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정찰위성 1호기의 시스템·본체 설계기술은 100%, 그리고 주요 부품은 65%가 국산화됐다. 탑재체 분야 핵심기줄 중에서도 그 설계기술은 100%, 주요 부품은 약 70%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우리 군 정찰위성 1호기의 발사체로 쓰이는 ‘팰컨9’은 세계 유일의 재사용 발사체로서 올 8월까지 총 246회 발사 중 244회를 성공, 99.2%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우리 통신위성 ‘무궁화 5A호’와 ‘차세대소형위성 1호’, 군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 등도 이 발사체를 사용해 발사했다.
우리 군은 이번 정찰위성 1호기 발사와 별개로 연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도 준비 중이다. 군 당국은 작년 3월과 12월 각각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1·2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3차 발사에 사용될 고체연료 발사체엔 한화시스템(272210)에서 제작한 소형 SAR 위성도 탑재될 예정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