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요한 혁신위’ 향후 시나리오
4일 최고위에 혁신안 보고
김, 거부하면 조기 해산 관측
스스로 무너뜨린 책임론 커져
중진 일부 험지출마 밝힐 경우
소기의 목적 달성하면서 해산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등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등의 ‘희생’을 요구하는 혁신안과 함께 공천관리위원장(공관위원장)직을 요구하며 배수진을 쳤으나 김기현 당 대표가 즉각 거절하자 ‘인요한 혁신위’에 남은 카드는 ‘조기 해산’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위는 오는 4일을 마지노선으로 지도부에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한 가운데 이후 국민의힘이 마주할 상황에 대해 정치권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1일 혁신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전날 혁신위 회의 직후 혁신위원들에게 “일단 연락을 끊고 잠시 머리를 비우고 오겠다”고 말한 뒤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위는 전날 내놓은 ‘지도부·중진·친윤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혁신안을 오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 정식 보고할 예정이다. 최고위가 이를 또다시 ‘공관위에 넘기겠다’고 받아치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므로 혁신위는 ‘조기 해산’ 순서로 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에선 혁신위 붕괴가 ‘김기현 체제’를 흔드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애초 김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당내 수습용으로 혁신위를 띄웠는데, 자신이 세운 혁신위를 스스로 무너뜨린 꼴이 되면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혁신위 조기 해산의 타격은 결국 고스란히 국민의힘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여론이 굉장히 냉랭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대표가 비어 있던 최고위원 자리를 일찌감치 메꾸고, 공관위 출범을 서두르는 등 지도체제 강화에 힘을 쏟았기 때문에 혁신위가 조기 해산하더라도 지도체제 전환의 동력을 일으키지 못할 거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혁신위만 ‘빈손 혁신’으로 쓸쓸히 물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지도부는 최고위원 1명이 궐위된 상태를 치유하고 완전체가 된 지 일주일 됐다”며 “지금 12월이고 총선이 내년 4월인데 비상대책위원회를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김 대표 등 ‘희생’의 대상으로 거론된 인사들이 태도를 바꿔 일부라도 험지 출마나 불출마 등에 관한 뜻을 밝힌다면 혁신위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된다. 이 경우 혁신위는 오는 24일까지로 정해진 임기를 마치고 조용히 물러나고, 지도부는 정해진 대로 조기에 공관위를 띄워 당을 총선 모드로 전환하는 식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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