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t당 7만8800원이었던 시멘트 7개사 평균 가격은 올해 11만2000원으로 3년 새 42% 치솟았다. 사진은 지난 9월 인천 남동구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차량이 운행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t당 7만8800원이었던 시멘트 7개사 평균 가격은 올해 11만2000원으로 3년 새 42% 치솟았다. 사진은 지난 9월 인천 남동구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차량이 운행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자재비 폭등에 힘겨운 건설사

코로나 이전 500만원 초반 수준
추가분담 놓고 현장 곳곳 갈등
착공 앞두고 줄줄이 계약해지도
재정비 사업 지연·중단 불가피




사업성이 높은 수도권 알짜 정비 사업마저 시공사를 찾기 어렵거나 수주전이 실종된 것은 지난 2∼3년의 짧은 시간 동안 공사비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3.3㎡(평)당 500만 원 초반이었던 공사비는 지난해 600만 원대를 넘었다. 최근 들어서는 조합에서 700만 원대 공사비를 책정해도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를 꺼리고 있다. 사업 진행을 위해선 조합원들이 막대한 분담금을 추가로 분담해야 하는 만큼, 대부분 정비 사업들이 상당 기간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공 순위 상위권 건설사 관계자는 1일 “현재 사업 환경을 보면 평당 700만 원대 공사비로는 어렵고, 평당 800만 원대로 해도 이익이 크게 남지 않는다. 고급화를 원하는 단지라면 사실 900만 원대로 맞추기도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부산의 한 재정비 조합은 올해 상반기 GS건설이 평당 987만2000원의 공사비를 제시하자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원자재값 인상을 반영해 초고층으로 건축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공사비 수준이었다고 GS건설은 설명했다.

결국 대폭 오른 공사비를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시장 여건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대다수 정비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10월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19.90에서 2021년 138.30, 지난해 148.66에 이어 올해 153.58까지 올랐다. 4년 만에 30% 가까이 폭증했다. 공사비지수는 최근 6개월 내내 150을 웃돌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2∼3.54%씩 올랐다. 올해 10월 지수는 열연강판 등 일부 품목 하락 탓에 9월보다는 소폭 낮아졌으나, 공사비 기여도가 큰 품목인 아스콘 및 아스팔트 제품(2.17%), 목재 가구(3.00%), 자동조정 및 제어기기(3.88%), 시멘트(2.17%) 등은 전월 대비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공사비 폭등에 따른 갈등은 전국의 정비 사업장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업장에서 시공사는 공사비를 올려달라고 하고 조합은 추가 분담이 과도하다고 맞서는 실정이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메이플자이는 GS건설이 50%의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다. 잠실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잠실래미안아이파크도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평당 공사비를 660만 원에서 898만 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업장 모두 조합과 시행사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착공 전 사업장의 경우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도 잇따른다. 서울 노원상계주공 5단지, 서울 강남 대치2단지 리모델링, 경남 창원 회원2구역 주택 재개발 조합 등이 올해 들어 공사비 이견으로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공사비와 인건비가 폭등하기 전에 사업계획을 세워놓았던 사업장들은 조합원 간 내분은 물론 시공사 선정 난항 등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노량진뉴타운의 ‘최대어’로 꼽혀온 노량진 1구역의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10년 전 조합원 분양가 산정 당시 평당 공사비를 400만 원으로 잡아놓은 서대문구 북아현3구역은 수억 원대의 추가 분담금을 둘러싸고 조합원 간 법적 공방을 겪고 있다.

김영주·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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