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반발로 삭감안 사실상 무산
타임오프제로 수백억 드는데
임대료까지 혈세 지원해 논란


지난 16년간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조 등에 세금으로 지원돼온 ‘월 3000만 원’의 사무실 임차비용을 정부가 처음으로 중단하려 했지만 내년도 예산 심사 과정에서 야당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이달부터 공무원·교원 노조에도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제)’가 도입되면서 공무원·교원 노조 전임자에게 1년간 최대 627억 원을 지원해야 할 상황에서 노조 사무실 월세까지 세금으로 투입해야 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를 포함해 대표성을 띠는 노조 5곳에 대한 연간 사무실 임차비용 지원 예산 3억7300만 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혁신처는 지난 2007년부터 16년간 공무원 노조에 사무실 임차비용을 지원해왔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에는 1억6156만 원(노조 2곳)을 지원했다가 2020년부터 3억1500만 원(노조 4곳)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최근 5년간 투입된 세금만 약 15억 원에 달한다. 혁신처는 정부를 대표해 공무원 노조 중 대표 5곳과 근로조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혁신처는 예산 삭감 방안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보고했지만 지난달 예산 심사에서 무산됐다. 혁신처가 이달 11일부터 시행되는 타임오프제에 따른 17억 원의 노조전임자 임금 부담, 노조의 정부 의존성 축소 등을 이유로 삭감을 제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단체협약 등을 통해) 이제까지 해 왔던 관행이라는 게 있다”며 “일방적 삭감은 부당하다”고 반발하면서다. 민주당은 전액 유지 의견을 밝혔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반대하면서 절반 수준인 1억8000만 원이 통과돼 현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중이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조원이 10만 명이 넘는 거대 공무원 노조들까지 국민 세금으로 임대료를 내주는 것은 노조의 자주성에 반하는 일”이라며 “타임오프제로 전임자 임금에 대한 상당한 정부 지원이 있는 상태에서 사무실 비용 정도는 자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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