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 “당국 조사 받을 가능성”

홍콩의 유력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중국 안보 정책을 전문으로 취재하던 기자가 지난 10월 말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출장 갔다가 실종됐다.

1일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외교와 국방 분야를 취재하던 미니 찬(찬만리·陳敏莉·사진) 기자는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 연례 다자안보회의 ‘샹산(香山)포럼’ 취재차 출장을 떠났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관한 기사를 11월 1일 송고한 뒤 연락이 끊겼다. 찬 기자는 2001년 남중국해 인근에서 미국 EP-3 정찰기와 중국 인민해방군 J-8 전투기가 충돌한 사건을 단독 보도하는 등 군사 안보 분야를 전문으로 해왔다.

찬 기자의 지인들은 그가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종 뒤에 그의 SNS 계정에 글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댓글에 대한 반응이 없어 지인들은 본인이 쓴 글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에 비판적인 언론인을 구금하거나 추방하는 정책을 펼쳐온 점도 이러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최소 110명의 언론인이 중국(홍콩 포함)에 투옥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SCMP 측은 “찬 기자는 휴가 중”이라며 그의 소재 등 자세한 상황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함구하고 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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