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고령층 등 1500명 참여
기업·기관 141곳 온오프 면담
“좋은 일자리 구할 생각에 새벽부터 부리나케 달려왔습네다.”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북한 이탈주민 일자리 박람회’. 행사 시작 30분 전인데도 약 300명의 북한 이탈주민들이 참가 등록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는 얼굴에서는 기대와 설렘이 묻어났다. 연령대도 어린 학생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했다. 지난 2006년 국내에 정착했다는 김민수(가명) 씨는 “한국에 온 지 20년이 다 돼 가는데도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는 건 쉽지 않다. 나라에서 취업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니 정말 좋다”고 했다. 북한 이탈주민 친구 3명과 함께 박람회를 찾은 조혜경(가명) 씨는 “요즘 인기가 많은 미용 관련 분야에 취업했으면 좋겠다”며 “오늘 꼭 좋은 기업과 연이 닿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북한 이탈주민의 사회 정착과 제조업 일손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일자리 박람회 열기는 뜨거웠다. ‘일 잡고(JobGo) 내일로 함께(together)!’라는 슬로건 아래 통일부가 주최하고 한국무역협회, 한국산업연합포럼, 남북하나재단이 주관한 이날 박람회에는 모두 1500여 명의 북한 이탈주민이 참가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누적 탈북민은 3만4021명에 달한다. 이들이 넘어야 할 취업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남북하나재단이 진행한 ‘2022 북한 이탈주민 정착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21.9%가 남한 적응을 위해 가장 필요한 국가의 지원으로 취업과 창업을 꼽았다.
일자리 박람회는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고, 기업·기관 141개사가 북한 이탈주민과 만났다. 박람회 현장에는 70개사의 부스가 설치됐으며 직접 현장에 참가하지 못한 기업은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 채용관 공고를 통해 인력 매칭에 나섰다. 코웨이 채용 담당자는 “과거에도 북한 이탈주민을 채용한 경험이 있다”며 “북한 이탈주민은 적응이 빠르고 업무 성과도 뛰어나 이번에도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무역협회 부회장)은 “이번 박람회는 저출산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우리 업계의 애로를 해소해 줄 기회”라며 “북한 이탈주민들은 ‘도전정신’과 ‘책임감’이 높은 분들로, 우리 기업과 함께 대한민국 경제 번영을 일구는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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