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eadership - 차기 나토 사무총장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의 임기가 예정대로 내년 10월 만료될 경우 차기 사무총장으로는 마르크 뤼터(56) 네덜란드 총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당제로 인해 연립정부 구성이 필수인 네덜란드에서 최장수 총리(13년)로 재임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은 데다 우크라이나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뚜렷한 안보관을 보여준 것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복수의 외교관들을 인용해 뤼터 총리가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총리보다 내년 나토 사무총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지난 2010년부터 13년간 네덜란드를 이끈 뤼터 총리가 유럽 상황에 익숙한 인물이며 이미 나토 주요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이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의 한 외교관은 “뤼터 총리는 사무총장 후보”라며 “그는 자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고, 그에 대한 폭넓은 지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뤼터 총리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나토를 운영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며 자신에게 기회가 온다면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뤼터 총리는 2010년 당시 43세 나이로 네덜란드 총리에 올라 무려 13년간 집권했다. 다만 올해 들어 난민 문제 등을 놓고 야당의 공세가 격화하면서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순수 비례대표제로 인해 다당제가 일상화된 네덜란드 정치 상황에서 좌우 정당 간 갈등을 잘 봉합해 네덜란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것이 그에 대한 지배적인 평가다.
뤼터 총리가 이끄는 네덜란드는 나토 회원국 중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뤼터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보낼 수 있도록 미국의 승인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뤼터 총리는 과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로테르담 보드카 밀수입 문제와 북한 내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권위주의 국가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차기 나토 사무총장은 내년 7월 미국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나토 사무총장은 공식적으로는 31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합의를 통해 결정되지만, 군사적 기여가 가장 큰 미국의 지지가 핵심이다. 임기는 4년이며 연임이나 1년 단위의 임기 연장도 가능하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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