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남, 지분 공개매수
차남 조현범 사법리스크 고조에
장남 조현식, 본격 경영권 다툼
국내 최대이자 글로벌 6위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에서 ‘형제의 난’이 2년여 만에 재점화하면서 바람 잘 날 없는 한국앤컴퍼니의 상황이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범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다시 안갯속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돌연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차남인 조 회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면서 촉발됐다.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을 후계자로 사실상 점찍자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크게 반발했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성년후견은 고령,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고문은 이듬해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맞붙었지만,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 차녀인 조희원 씨는 10.61%를 보유 중이다. 두 사람의 합산 지분율은 29.54%로,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49.89∼56.86%로, 조 회장(42.03%)을 제치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는 조 회장이 지난 3월 횡령·배임 혐의로 다시 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것을 계기로 조 고문이 재차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 회장이 8%가량의 지분만 추가하면 과반 지분을 차지할 수 있는 만큼 조 고문 측의 경영권 확보 시도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국앤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대응 계획은 없다”면서도 “조 회장 측이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고, 이미 주가가 2만 원대를 돌파한 만큼 경영권 방어가 어려울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차남 조현범 사법리스크 고조에
장남 조현식, 본격 경영권 다툼
국내 최대이자 글로벌 6위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에서 ‘형제의 난’이 2년여 만에 재점화하면서 바람 잘 날 없는 한국앤컴퍼니의 상황이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앤컴퍼니는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범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다시 안갯속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돌연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차남인 조 회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면서 촉발됐다. 조 명예회장이 조 회장을 후계자로 사실상 점찍자 장남인 조현식 고문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크게 반발했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기도 했다. 성년후견은 고령,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고문은 이듬해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맞붙었지만,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 차녀인 조희원 씨는 10.61%를 보유 중이다. 두 사람의 합산 지분율은 29.54%로,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49.89∼56.86%로, 조 회장(42.03%)을 제치고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업계는 조 회장이 지난 3월 횡령·배임 혐의로 다시 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것을 계기로 조 고문이 재차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 회장이 8%가량의 지분만 추가하면 과반 지분을 차지할 수 있는 만큼 조 고문 측의 경영권 확보 시도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국앤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대응 계획은 없다”면서도 “조 회장 측이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고, 이미 주가가 2만 원대를 돌파한 만큼 경영권 방어가 어려울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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