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을’ 국책연구기관 출신
조직장악력 부족 등 의구심 제기

농업·농촌분야 다양한 활동 강점
정부 위원회 상임위원직 5개 맡아


국내 최초의 농업·농촌 정책 수장으로 지목된 송미령(사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국책연구기관 출신이 이어온 일종의 ‘장관직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정부와 농업계에 따르면 송 후보자는 농업분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출신이다. 개각 하마평에 거론조차 되지 않던 인물이 ‘깜짝’ 지목되면서 세간에서 다양한 말이 나오고 있다. 여성 발탁은 긍정적이지만 국책연구원 출신이다 보니 대중적 인지도도 낮고, 공무원 출신이 아니어서 행정 능력이나 조직 장악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국책연구기관 출신 장관들이 소위 ‘수첩인사’ 등 대통령의 의지로 발탁됐지만 조직 내부와 갈등을 불러일으키거나, 국회 등에서 잦은 실수 등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는 전례 탓이다. 특히 국책연구기관은 정부 부처가 부여하는 정책 과제 혹은 용역을 수행하는 업무를 주로 맡다 보니 자연스레 ‘을’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런 연구원 출신이 장관이 되는 것에 대해 조직의 보이지 않는 저항도 존재해왔다.

하지만 송 후보자의 경우 농업·농촌 분야에서 소위 ‘인싸(인사이더)’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정부 내 각종 위원회 상임위원직을 현재 5개나 유지하고 있다. 농촌소멸·균형발전을 위한 농촌공간재구조화 사업 등 윤석열 정부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농촌정책 분야에서도 국내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는 게 농업계 중론이다. 농식품부 내부에서도 연구자로서 공무원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해오면서 좋은 관계를 형성했고, 조직에 대한 이해도 충분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농산물 품목 분야를 많이 해보지 않아 최근 부상한 물가 문제 등에 대한 대응이 취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지만, 송 후보자가 농경연 농업관측센터장(품목 예측 전망 업무수행)을 1년간 맡았기 때문에 크게 우려스럽지 않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송 후보자도 이를 의식해 지명 소감을 밝히면서 “농가 경영비 상승에 대응해 농업인을 위한 소득·경영 안정을 강화하면서 수급 불안이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켜 소비자의 근심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는 것이 농식품 정책의 급선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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