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사고를 내는 보험사기 일당. 천안서북경찰서 제공
고의로 사고를 내는 보험사기 일당. 천안서북경찰서 제공


2004~2005년생 고향 친구 12명
중앙선·일방통행로 침범 차량 노려



충남 천안의 보험사기단 12명은 2004~2005년생들로 구성됐다. 18~19세인 이들은 모두 고향 친구다. 이른바 ‘우정의 보험사기단’이다. 이들은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일방통행로에 길을 잘못 든 차량만을 노려 사고를 냈다. 접촉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소위 ‘명당자리’에 차를 대기시켜 놓기 위해 이들은 사고 지점을 여러 차례 배회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우정의 보험사기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북구 불당동과 두정동에서 13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 1억여 원을 챙겼다. 그러나 꼬리가 길었다. 비슷한 사고가 특정 지점에서만 발생한 것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회사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사고 지점의 CCTV를 분석해 일당의 신원을 파악하고 A(19) 씨 등 주범 2명과 공범 10명 등 12명을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은 무직 상태로 사기 등 전과가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에 "쉽게 돈을 벌 수 있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편취한 보험금은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A 씨 등이 다른 공범들에게 전화를 걸어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했다. A 씨는 공범들에게 "내가 아는 형이 100건 넘게 (보험사기를) 했는데 안 했다고 잡아떼니까 수사 못 했다고 하더라"면서 입막음했다. 공범들이 자백한 후에도 A 씨 등 주범은 경찰 조사에서 "이걸로 (구속) 되겠어요?"라며 의기양양한 모습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 등 주범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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