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비명계, ‘공천·전대룰’ 개정 시도에 "왜 분란 만드냐" 거세게 반발
중앙위서 부결 공개 호소…"말 바꾸기" "경선 규정 변경은 당헌 위배"
이재명 "찬반 양론 대립에도, 당원 의사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판단"



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중앙위원회에서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투표 비중을 줄이는 당헌 개정안’을 놓고 격렬한 찬반 토론이 오갔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총선 승리에 매진해야 하는데 오히려 분란을 만들어 당의 단합을 저해한다"는 반발이 터져 나왔고, 이재명 당 대표는 "당원 의사가 당에 많이 반영되는 민주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향해 "당이 나치당을 닮아가고 있다"는 비판마저 제기됐다.

민주당은 이날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의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을 높이고,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인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 비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등 두 가지 당헌 개정안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중앙위 모두발언에서 "이번 당헌 개정에 대해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게 분명하다"며 "그러나 당 지도부로서는 당원 민주주의와 당 민주화 측면에서 당원들의 의사가 당에 많이 반영되는 민주 정당으로 나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1인 1표제를 도입하자는 강력한 요구도 있고, 현재 시스템 유지가 바람직하단 의견도 있다"면서 "양측 다 만족하진 못하겠지만, 어느 정도 표의 등가성 보장 방향으로 당헌 개정을 시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내년 총선에서, 더 길게 봐선 정권을 되찾기 위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공천 시스템에 약간의 변화를 줘서 혁신의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는 것도 해야 할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등 참석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등 참석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의에서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인 이원욱 의원은 "이 대표가 말한 국민 눈높이의 국민이 누구인지 굉장히 의심스럽다"라며 "말 바꾸기를 일삼고 대의원제를 폐지하자는 것도 국민 눈높이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또 "직접민주주의가 정치권력과 결합할 때 독재 권력이 된다는 것을 나치에서 봤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태극기 부대와의 결합으로 총선에 패배했다"며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왜 분란을 만드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왜 온라인을 섞어서 하느냐. 온라인으로 하면 토론을 안 듣고 그냥 투표면 한다"며 "통과시키려는 꼼수다. 이제 ‘꼼수 정당’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고 회의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역시 비명계인 박용진 의원은 "경선 감산 규정 변경은 당헌 위배"라며 "시스템 공천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이고 이를 위해 1년 전에 바꾸라는데 코앞에서 바꾸느냐. 부결시켜 원칙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왼쪽부터), 이원욱, 윤영찬 의원이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안병진 교수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왼쪽부터), 이원욱, 윤영찬 의원이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안병진 교수에게 듣는다’ 간담회에서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명계의 반발에도 당헌 개정안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이어지는 중앙위 온라인 투표에서 무난히 의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 개정안은 앞서 총선기획단의 건의 이후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총선을 약 4개월 앞둔 시점에서 계파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비명계는 친명 성향 당원이 다수인 권리당원을 등에 업고 차기 지도부까지 ‘친명 체제’로 꾸리기 위한 시도일 뿐 아니라 비주류에 공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장치를 갑자기 마련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곽선미 기자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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