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반등세에 10월 경상수지가 68억 달러 흑자로 2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차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수출 반등세에 10월 경상수지가 68억 달러 흑자로 2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컨테이너 차량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호남 기자


■ 10월 경상수지 68억달러 흑자

車수출 호조에 반도체 회복세
국제유가 하락 등도 영향미쳐
연간 300억달러 흑자 청신호

흑자규모는 2021년 35% 불과
경제 완전회복까진 시간 더 걸려


경상수지가 10월까지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연간 300억 달러(약 39조3000억 원) 흑자 달성이 가까워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 회복 영향에 국제유가 하향에 따른 수입이 줄어든 덕분이다. 하지만 올해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흑자 규모는 2021년 852억3000만 달러의 35% 수준에 불과해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은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서 10월 경상수지가 68억 달러 흑자로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2021년 10월(79억 달러) 이후 2년 만에 최대치였다. 경상수지의 핵심 항목인 상품수지가 회복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상품수지는 올해 1~3월 반도체 수출 급감으로 99억 달러 적자를 냈다가 4월(6억 달러)을 시작으로 9월(74억1000만 달러)까지 흑자 폭을 키워 왔었다.

10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53억5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소폭 줄었지만,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나면서 ‘불황형 흑자’에서도 벗어났다. 특히 수출이 지난해 8월(7.9%) 이후 14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 눈에 띈다. 10월 수출 반등은 승용차(57억1000만 달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하면서 호조를 지속한 가운데 반도체(90억6000만 달러) 수출 감소율이 -4.6%로 둔화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7월 -33.8%, 8월 -21.2%, 9월 -14.6%로 줄어들고 있으며 11월에는 플러스 전환이 예상된다. 한은은 주력 상품인 반도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면서 내년에는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조사국은 11월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연간 수출액을 올해보다 9.3% 늘어난 6894억 달러 규모로 추산한 바 있다.

한은은 경상 흑자 기조가 뚜렷해짐에 따라 올해 연간 300억 달러 흑자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0월 누적 경상 흑자는 233억7000만 달러로, 남은 두 달 동안 월평균 33억1000만 달러 흑자를 내면 된다. 이는 지난 5~10월 평균 흑자(48억 달러)보다 적은 규모다. 다만 11월에는 분기 배당이 있어 본원소득수지가, 12월에는 난방 수요로 에너지 수입이 늘어나며 상품수지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300억 달러 흑자를 내도 지난 2021년 경상수지(852억3000만 달러)의 35% 수준에 그친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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