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인제서 유해발굴… 외조카 유전자 시료 채취로 신원확인
고향 해남 떠나 8사단 참전… 1951년 8월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
6·25 전쟁 당시 18세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고향인 땅끝 해남을 떠나 참전한 호국영웅이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단장 이근원)은 2021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을 국군 제8사단 소속 고 조도형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 시작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224명으로 늘었다.
고인의 신원확인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시작으로 지역주민과 참전용사의 증언, 국군 장병들의 구슬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먼저 전사자들의 병적자료 등을 바탕으로 유가족을 찾아가는 기동탐문을 통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함으로써 신원확인의 결정적인 계기가 마련됐다. 국유단 기동탐문관이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를 전라남도 해남군으로 확인한 후 해당 지역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해 고인의 외조카로 추정되는 정완식(69) 씨를 2020년 8월에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다.
2021년 6월, 지역주민과 참전용사 증언을 토대로 6·25전쟁 당시 고지 쟁탈전이 치열했던 강원 인제군 고성재 일대에서 국유단과 육군 제12사단 장병 100여 명이 유해발굴을 진행하던 중 제12사단 장병이 40cm 깊이에서 유해 한 점을 최초 식별했다. 국유단 전문 발굴병력이 투입돼 최초 발견지점으로부터 위쪽으로 확장하면서 머리부터 발까지 대부분의 골격이 남아 있는 형태로 수습했다. 이후 채취한 유해와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를 정밀 분석해 가족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1932년 2월 해남군에서 막내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8사단 소속으로 노전평 전투에 참전하던 중 장렬히 전사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고인은 조국 수호의 일념으로 고향을 떠나 1951년 2월, 18세의 젊은 나이로 부산에 있는 제2훈련소에 자진 입대했고 국군 제8사단에 배치됐다. 이후 1951년 4월 ‘호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여해 북한군을 소탕했고, 강원 인제로 이동해 같은 해 8월 9일부터 ‘노전평 전투’에 참전했다가 8월 24일 안타깝게도 전사했다.‘노전평 전투’는 1951년 8월 9일부터 9월 18일까지 중·동부 전선인 강원도 인제군 서화계곡의 노전평 부근에서 전개된 전투로 8사단이 북한군 제2·13·15사단과 격전을 벌인 고지 쟁탈전이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지난 7일 유가족이 입원해 있는 전남 해남 요양병원에서 열렸다. 외조카 정완식 씨는 “TV에서나 보는 것으로 알았다. 이렇게 외삼촌의 유해가 돌아오리라 생각지도 못했다”며 “정말 외삼촌의 유해를 보는 것만으로도 국가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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