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연합뉴스
대나무. 연합뉴스
글로벌 친환경 기조 속 탈탄소에 이어 탈플라스틱 흐름이 거센 가운데,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국인 중국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로 대나무를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대나무 산업’ 시스템을 구축해 친환경에 기여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신산업 육성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도 노리고 있다.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초 ‘국제 대나무·등나무 네트워크(INBAR)’와 플라스틱 오염 저감 관련 공동 계획을 발표해 대나무로 만든 부가가치 제품으로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공장 가동률을 계속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나무 산업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에는 756만㏊에 걸쳐 837종의 대나무가 있으며 연간 생산량은 1억5000만t에 달한다. 전체 대나무 자원 면적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 푸젠성, 장시성, 안후이성 등 20개 성에서 산업이 활성화돼있으며 1만여 개의 대나무 가공업체가 있다. 숙박업소와 항공기, 열차 등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식기와 세면도구 등은 이미 대나무 제품으로 대체되는 추세이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률을 20%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환경 파괴의 주범인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대나무를 선택한 이유는 대나무는 빨리 자라고 수십 년간 반복해 베어낼 수 있으며 자연 분해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석유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되는 데 몇백 년이 걸리며 수로를 오염시키고 해양 생태계를 교란할 위험성이 있다. 또 대나무 산업이 도시보다 빈곤율이 높은 농촌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페나 에스카르도 INBAR 글로벌 정책 책임자는 "대나무가 농촌 지역 사람들에게 녹색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대나무 산업 생산 규모는 2010년 820억 위안(약 15조300억 원)에서 지난해 4153억 위안(약 75조8000억 원)으로 증가해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중국 대나무 산업의 총생산액은 2035년까지 1조 위안(183조 39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낮은 생산성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술 ·장비 지원을 위한 정부 재정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재정 지원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또 "대나무를 자르고 옮기는 데,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고된 일을 기꺼이 하려는 농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른 높은 인건비와 낮은 생산량으로 가격이 비싸져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기술 혁신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5~10곳의 시범지구를 만들 계획이다.

이현욱 기자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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