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전북 출마 선언…정동영 "출마 선언 전주에서 하게 될 것"
유성엽 "민주당 공천받을 가능성 커"…"텃밭서 자중지란" 우려 커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내년 총선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의 의석수를 1석 줄인 가운데, 과거 전북 정치권을 주름잡았던 정동영·유성엽 전 의원이 획정위 제출안을 강력히 비판하며 자신들의 ‘귀환’을 예고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총선을 앞두고 ‘중진·올드보이 출마 제한’ 의제를 논의 테이블 올려놨는데, 벌써 텃밭에서 현역·올드보이 간 공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컴백 시도’에 대해 "정치 혁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 민주당 중진 중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박병석·우상호 의원 2명뿐이다.
11일 전북 정치권에 따르면, 4선 의원 출신으로 17대 대선 후보를 지낸 정동영(70)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6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라, 경상, 충청, 강원도 모두 인구는 같이 줄었는데 국회 의석은 전북만 1석 줄었다"며 "최근 전북은 대한민국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했고 날벼락에 가까운 충격적인 획정안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민심을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전북 정치권이 지리멸렬한다면 마지막 봉사로 출마할 것이고, 만약 출마 선언을 하게 된다면 전주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정 전 장관이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북 전주병에 출마할 경우, 이 지역 현역 의원인 재선의 김성주 민주당 의원과는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정 전 장관이, 21대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각각 승리를 거뒀다.
3선 의원 출신의 유성엽 전 의원도 정 전 장관과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정읍·고창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금껏 무주류, 비주류로 일관했는데 정상적인 정치의 길로 가고 싶다"며 "민주당 공천 규정을 보면 제가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어떠한 경우든 민주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전북 정치권이 공교롭게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돼 국회에서 대응이 미흡하다"면서 "노·장·청의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무소속으로 2번, 국민의당 소속으로 한 차례 당선됐으며,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민생당 소속으로 정읍·고창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고교·대학 동기인 윤준병 민주당 의원에게 패했다. 한동안 야인 생활을 하던 유 전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에 복당했다. 유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을 접한 윤준병 의원은 "탈당 없이 민주당에서 경선하겠다는 결정을 환영한다"며 "끝까지 그 결정이 유지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정 전 장관과 유 전 의원의 여의도 복귀 시도를 바라보는 정치권과 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아직 부정적이다. 당정에서 요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하던 이들이 격전지에서 여당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텃밭에서 같은 당 의원의 지역구를 뺏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 전북 도민은 "정 전 장관의 경우 전주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중앙 정치에서 성장했지만 정작 전주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대세"라며 "민주당을 탈당하거나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도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 민주당 의원도 "2016년 20대 총선 때도 전북 지역 의석이 줄었는데 그때 정 전 장관과 유 전 의원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자칭 전북 중진들"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당의 큰 어른들이 당세가 강한 지역에서 자중지란을 일으키려는 것은 문제"라며 "정치 혁신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치면서 전체 선거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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