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부산 북항 154㎸ 변전소의 전력 설비가 불에 타 검게 그을렸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8일 부산 북항 154㎸ 변전소의 전력 설비가 불에 타 검게 그을렸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8일 화재로 2시간 전기 끊겨
오래된 변전설비 전력 과부화
울산 이어 대규모 정전 우려
부산항만공은 전수조사 예고


부산=이승륜·울산=곽시열 기자

지난 8일 부산 북항에서 변전소 화재 발생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된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부산 지역 항만 관리를 총괄하는 부산항만공사(BPA)가 부산 항만 내 노후 전력 설비 전체에 대해 전수조사키로 했다. 최근 울산 대규모 정전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시설 노후화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북항 변전소 화재 역시 시설 노후화에 따른 결과라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어 한국전력공사 전체 전력 설비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는 내구연한이 도래하지 않은 설비도 포함된다.

BPA는 최근 발생한 부산 북항 변전소 화재 사고를 계기로 항만 내 전력 설비 안전을 위한 전수조사 계획을 종합적으로 세울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7시 38분 북항 154㎸ 변전소에 전력 계량기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29분 만에 꺼졌지만 이날 사고로 부산지방해양수산청·부산항 양곡부두·제5물량장 등에 2시간가량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다음 날 오전 소방,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의 현장 감식에서 전력 사용량을 측정하는 계기용 변압변류기(MOF) 코일에 과부하가 생겨 불이 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이 내용을 토대로 BPA 안팎에서는 오래된 전력 설비가 문제였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항만 변전소의 내구연한은 15년인데 이번에 사고가 난 북항 154㎸ 변전소는 지어진 지 20년 이상 됐다. 고장 난 MOF를 사용한 지 11년째라 내구연한(15년)에 다다르지 않았지만 노후화로 전력 과부하를 감당 못 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BPA는 부산항 전체의 내구연한이 도래한 전력 설비·부품을 전수조사할 뿐 아니라 사용 연한에 다다르지 않아도 노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설비까지 종합 진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북항뿐 아니라 신항, 감천항 등의 전력 설비도 조사 대상이다. 실제로 신항 변전실 변압기 6개 중 3개는 18년가량 사용해 내구연한 15년을 훌쩍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BPA 스마트시설부 관계자는 “내구연한 초과 설비는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전체 용량의 80% 수준만 사용해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항 관계회사들은 전기를 각 부두 건물 장비에 감압 배분하는 변압기가 고장 나면 항만 운영이 전면 중단되는 등 사고가 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오후에는 울산 남구 옥동 변전소에서 노후 개폐장치 절연파괴로 정전이 발생, 울산 남구와 울주군 일대 15만5000여 가구가 정전돼 시민이 2시간 가까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사고는 한전의 노후 장비 교체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긴 했지만 변전소 내 개폐기가 통상적인 교체 주기 20년을 훨씬 초과한 28년이나 사용된 것으로 나타나 설비 노후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승륜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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