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아르헨티나 국기 모양의 어깨띠를 두른 하비에르 밀레이(가운데)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인근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에서 열린 취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빅토리아 비야루엘(왼쪽) 부통령의 팔을 낀 채 장관 지명자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0일 아르헨티나 국기 모양의 어깨띠를 두른 하비에르 밀레이(가운데)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궁 인근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에서 열린 취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빅토리아 비야루엘(왼쪽) 부통령의 팔을 낀 채 장관 지명자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여소야대 의식 점진적 개혁 시사
정부 부처 절반으로 축소는 확정


지난달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포퓰리스트 좌파집권당을 누르고 승리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일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작은 정부와 공기업 민영화 등 전면적인 대수술을 약속했지만, 여소야대 국면을 의식해 중앙은행 폐지·달러화 도입 등에 대해선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에노스아이레스 연방의회 앞 광장에서 가진 취임연설을 통해 “베를린 장벽의 붕괴가 세계의 비극적인 시대의 종말을 의미했던 것처럼, 이번 선거는 우리 역사의 전환점”이라며 “조국을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로 이끌기 위해 이를 악물고 싸우겠다”고 강력한 개혁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아르헨티나 국민은 되돌릴 수 없는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다”며 “우리는 수십 년간의 실패와 내분, 무의미한 분쟁을 묻어버리고, 폐허처럼 변한 사랑하는 조국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은 엄청나지만, 사람들의 진정한 힘은 도전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측정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초인플레이션의 재앙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5%에 달하는 공공부문 재정 조정을 비롯해 강력한 경제난 극복 정책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바 라 리베르타드, 카라호(자유 만세, 빌어먹을)”라는 특유의 구호로 시민들의 환호를 끌어내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퇴임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으로부터 어깨띠를 넘겨받은 뒤 취임선서를 하고 공식적으로 대통령직에 올랐다.

밀레이 대통령은 공약대로 18개의 기존 정부 부처를 절반인 9개로 줄이는 부처 슬림화를 확정했고, 주요 공기업 민영화에도 조만간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여소야대 상황을 고려해 경제 장관에 달러화 도입 비판자인 루이스 카푸토 전 중앙은행 총재를 지명하는 등 내각을 온건파로 꾸려 급진적 공약의 속도 조절을 예고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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