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권호영 기자
그래픽 = 권호영 기자


■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식약처, 온라인 식의약시장 ‘안전 파수꾼’

일반 샴푸가 탈모 기능성 둔갑
다이어트 식품 · 수면 유도제 등
오인되거나 혼동하게끔 광고도
인플루언서 허위후기 등도 적발

사이버조사팀, 온라인판매 점검
사이트 차단·수사 의뢰 등 역할

포털·유관협회·소비자단체 등
시민감시단, 3년째 스마트 감시


“이렇게 완벽하게 검증받은 탈모샴푸는 없었습니다.” (기능성 화장품으로 오인·혼동 광고) “두피 진피층까지 영양 성분을 전달합니다.” (소비자 기만 광고) 지난해 일부 온라인 판매 사이트가 자사 샴푸를 홍보한 글이다. 샴푸가 탈모 증상을 완화하거나 치료하는 효과를 가졌다고 오인할 수 있는 제품 설명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조사해 보니 기능성이나 치료 효과가 없는 일반 화장품이었다. 샴푸가 탈모 증상 완화를 도와준다면 이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의약품인 탈모 치료제는 두피에 흡수돼 작용하는 만큼 샴푸와 같이 모발을 씻어내는 용법으로 허가받은 제품은 아직 없다. 그런데도 제품과 성분 설명서를 이용해 일반 샴푸를 기능성 화장품과 탈모 치료제로 둔갑시켜 팔다가 적발된 것이다. 이 업체들은 온라인상 접속이 차단되고, 행정처분도 받았다.

최근 국내 인터넷·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소비자를 속일 수 있는 허위·과대 광고도 급증하는 추세다. 식품·화장품·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 등 대상 제품군도 넓다. 실시간 방송을 통한 거래나 온라인 중고거래 등 새로운 판매 방식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식약처는 지난 2018년 초 여러 부서로 분산됐던 허위·과대 광고, 불법 유통 등 온라인 부당행위에 대한 감시 기능을 통합해 ‘사이버조사단’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2월에는 명칭을 ‘사이버조사팀’으로 바꾸고 식·의약 온라인 안전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탈모 방지, 체중 감소 오인 광고 많아 = 지난 3월 식약처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서 식품·화장품 등을 광고·판매하는 인플루언서 84명 계정의 부당 광고 행위를 특별 단속했다. 이는 SNS에서 공동구매 등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가 늘어나자 당국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54개 계정에서 허위·과대 광고 등 불법행위가 확인됐다. 식약처는 이들에 대해 게시물 삭제·차단을 바로 요청하고 행정처분·수사 의뢰했다.

식품 체험 후기 등을 이용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인플루언서 44명 계정의 게시물 248건을 점검한 결과, 37명(84.1%) 계정에서 허위·과대 광고 온라인 게시물 178건(71.8%)을 적발했다. 이 중 각종 성인병과 변비, 불면증 등 질병의 치료 효능·효과를 광고한 건이 67건이었다. 일반 식품을 ‘다이어트’ ‘면역력’ 등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혼동하게 만드는 광고도 64건에 달했다. ‘소화’ ‘부기차’ 등 신체의 일부 또는 신체 조직의 기능·작용·효과·효능을 표현하는 거짓·과장 광고도 25건이었다. ‘소화제’ ‘수면유도제’ 등 의약품으로 오인되거나 혼동될 우려가 있는 광고도 6건이나 적발됐다. 인플루언서들은 체지방 감소와 관련 없는 일반식품을 “벌써 체중이 2㎏ 빠졌어요”란 후기를 올리거나 섭취 전후 이미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허위 광고를 했다. ‘습진’ ‘아토피 발생 완화 효과’ ‘탈모 방지’ ‘성인병 예방’ 등 식품이 질병 치료에 효능·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일반 화장품인 샴푸의 경우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할 수 있는 ‘탈모 치료’ ‘탈모 방지’ ‘발모·육모·양모’ ‘모발 성장’ ‘모발 두께 증가’ 등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

일반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거나 화장품의 범위를 벗어나는 표현으로 소비자가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사례도 드러났다. 화장품 판매를 하는 인플루언서 40명 계정의 온라인 게시물 135건을 점검한 결과, 17명(42.5%) 계정에서 허위·과대 광고 게시물 54건(40%)을 적발했다. 이 중 화장품의 효능·효과를 벗어난 ‘항염’ 등 의약품 오인 광고가 41건이었다. ‘보톡스’ ‘필러’ 등 피부미용시술과 관련된 표현으로 화장품의 범위를 벗어나 소비자가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도 13건에 달했다. 인플루언서들은 “이마가 봉긋하게 채워져요” 등 화장품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여드름 흉터가 없어졌어요” “피부 재생까지 케어하네요” 등과 같이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내세웠다.

◇식·의약 온라인 안전관리 파수꾼 = 불법 광고를 근절하기 위해 식·의약 온라인 광고를 점검하는 곳은 식약처 사이버조사팀이다. 이곳은 전신인 사이버조사단 시절부터 온라인 판매 점검과 조사 등 감시, 위반 사이트 차단·수사 의뢰 등 행정조치, 민관 협업, 교육·홍보 등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업무로는 온라인 감시 강화를 위한 ‘상시 점검’ ‘기획 점검’ 등이 있다. 상시 점검은 면역력, 다이어트 등 전년도 적발 경향을 반영해 검색어를 통해 상시 점검하는 것이다. 기획 점검은 명절과 대학 입시 등 시기별 이슈와 전년도 이슈 제품을 예측해 특정 기간에 점검하는 방식이다. 사이버조사팀은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해 행정처분과 수사 의뢰 조치를 요청하고 있다.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관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대상은 네이버·쿠팡 등 포털사, 유관 협회, 소비자단체, 관계 부처 등이다. ‘온라인 시민감시단’도 3년째 운영 중이다. 이들은 온라인에 익숙한 대학생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관련 법령 개정도 추진해 포털사 자율관리 체계도 마련하고 있다. 기존 ‘e-로봇’ 등 온라인 식·의약 불법 유통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감시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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