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 최대 과제
15일 법원장회의 주요안건으로
재판 지연 해소방안 다뤄질 듯
‘법원장 추천제’ 투표절차 생략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리는 오는 15일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사법부 최대 현안인 재판 지연 해소 방안으로 법원장의 장기 미제 사건 분담과 법원장 추천제 개선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조 대법원장은 법관 증원 관련 법안 통과를 국회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은 전국 법원장 회의 주요 안건으로 재판 지연 해소 방안을 올릴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입법이 필요 없는 법원장 사건 분담과 법원장 추천제 개선이 집중 논의 대상이다. 법원 관계자는 “일단 두 가지 방안을 먼저 추진하고, 다른 아이디어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법원장이 직접 장기 미제 사건을 맡아 솔선수범할 경우 법원 내에 전반적으로 신속한 사건 처리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도입됐던 법원장 추천제는 현행 판사 투표 절차를 폐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각급 법원 판사들이 투표를 통해 소속 법원장 후보자를 1∼3명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이 중 1명을 임명하는 형태로 진행됐지만, 전국 단위에서 추천한 인물을 한데 모아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판사 투표 때문에 법원장 추천제는 ‘인기투표’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대법원은 재판 지연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법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향후 국회에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도 요청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법무부는 판사 정원 370명을 5년간 단계적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판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판사 지원 시 요구되는 법조 경력을 낮추는 것을 국회에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9년부터 법조 경력 10년 차 이상의 법조인만 법관으로 지원할 수 있는데, 고연차 경력자만으로 선발할 시 필요한 법관 수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취임식에서 “재판 지연 문제를 해소해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구체적인 절차의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재판 제도와 법원 인력의 확충과 같은 큰 부분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제점을 찾아 함께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지연이 법원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면서 내부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권역별 법관 선발 제도를 도입해 인사이동을 최소화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기존 인사 체계에 따르면 판사가 한 재판부에 머무는 기간이 2년 수준에 그치는 등 잦은 인사이동으로 쉬운 사건 위주로 처리하고 어려운 사건을 미뤄둔다는 지적이 일었다. 재판이 개시되기 전에 당사자 서로가 가진 증거와 서류를 상호 공개해 쟁점을 명확히 하는 ‘증거개시(디스커버리)제’ 도입, 간이공판제도 확대 등의 방안도 재판 지연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한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는 “재판 지연 해소는 사법부의 숙원이자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낮은 신뢰를 되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며 “새 대법원장뿐 아니라 일선 법관들도 이 문제를 엄중히 인식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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