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청년’ 서울에만 13만명
고교생39% “이유없이 외로워”
내년부터 ‘고립 청소년’ 지원
전문지도사가 위기 가구 방문
소모임 등 사회화 활동 병행
“성인되기전 예방적 차원 접근”
“아이가 2년간 집안에서 은둔생활을 했습니다. 내가 좀 잘했다면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우리 가족 모두가 사회에서 고립돼 버린 느낌이 들었어요.”
“출근해 있는데 ‘아빠 퇴근하고 오면 내가 시체가 돼 있을 거야’라는 문자를 보내 너무 당황하고 놀라기도 했죠.”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공개한 은둔 청소년 보호자 인터뷰 내용의 일부다. 심리적·공간적으로 외부와 단절돼 학업은 물론 일상생활 자체에 곤란함을 겪는 은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정신건강 문제의 저연령화가 뚜렷해지면서 이들은 초·중·고등학교 등 학령기에서부터 사회적 고립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은둔·고립 문제 장기화의 고리를 끊기 위해 학령기 연령층을 중심으로 정신건강에 조기 개입해 빨간불이 켜진 청소년의 심리적·사회적 관계 회복을 도울 계획이다.
12일 여가부는 ‘은둔·고립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사업을 통해 ‘발굴-지원수요 파악-종합서비스 제공-학습지원-프로그램 운영-사후관리’를 한 번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여가부에 따르면 이 사업은 9∼19세의 학교 밖 청소년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내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운영된다. 여가부는 먼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센터) 정보망 내 데이터를 기초로 은둔·고립 청소년 거주 가구를 우선 선별할 예정이다. 이어 전문방문지도사가 가정을 방문해 청소년과 보호자 상담에 나선다. 참여를 원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 및 평가 결과에 기반해 은둔·고립 실태 및 기간, 수요를 반영한 개인별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학습지원의 경우 필수소양과 기초학습을 익힐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활용한 방문학습 형태로 이뤄진다.
치유·지원 프로그램도 병행하는데, 은둔·고립 청소년 정기 네트워킹 및 소모임, 치유활동 프로그램, 멘토링 프로그램 등이다. 가족 상담과 자조 프로그램 운영도 있다. 서비스 종결 후에도 정기면담을 통해 추가 지원 필요성을 판단, 자립지원패키지 연계 등 관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지원 시기를 확 앞당긴 이유는 청소년기 고립이 사회 진입 초기 시점의 교육기회 상실, 사회적 지지체계 부재로 이어져 성년기 고립으로 장기화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 청년 비율은 4.5%(고립 3.3%·은둔 1.2%)로, 최대 12만9000명으로 추산된다. 성년기에 이르러 은둔·고립 성향이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지난달 21일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청소년 정책 토론회에서는 “은둔 성향은 내재해 있다가 발현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굴이 중요하며 아직 고정된 틀이 갖춰지지 않은 청소년 시기에 상담과 지원을 해야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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