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온기 담은 ‘소년시대’
시청량 1회 대비 934% 치솟아
1989년 충남 온양, 매일 맞고 살던 ‘찐따’ 병태(임시완 분)가 이사를 가게 됐다. 이제 폭력으로부터 해방이다. 하지만 병태는 운다.
“지가유, 온양에서 하도 처맞아가지구, 인제 어떤 놈이 어떤 식으로 시비 걸고 패는지 다 파악했단 말여유. 근디 이사 가면 새로운 동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잖유.”
지질하기 이를 데 없는 병태는 이사 간 부여에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일진’인 척 행사하며 일대 최고의 주먹인 ‘아산 백호’로 둔갑한다. 이때부터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다시 시작된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 이후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1회 대비 시청량이 934% 폭증한 쿠팡플레이 10부작 ‘소년시대’(감독 이명우)다.
일단 병태 역을 맡은 임시완의 연기가 일품이다. 충청도 사투리를 이질감 없이 구사하며 B급 코미디에 A급 재미를 부여한다. “사람이 맞는 이유가 딱 한 가지여. 때리니께 맞는 거여. 근디 때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드라구. 눈 뜨고 댕겼다고 맞고, 숨 쉰다고 맞고”라고 툴툴대며 상대방의 손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몸을 움츠리는 그의 모습은 웃음을 유발한다. 병태 외에 흑거미 지영(이선빈 분), 부여의 소피 마르소 선화(강예원 분)와 부여농고 패거리 양철홍, 오함마, 쟈니윤, 쌥쌥이 등 충청도의 피 끓는 청춘들은 “이∼”라는 충청도 특유의 추임새를 곁들이며 정감어린 대사를 주고받는다.
1980년대 충청도의 공기는 ‘소년시대’를 온전히 감싼다. 종이학과 회수권, 서울우유와 불량식품 아폴로 등이 기억을 소환하고, ‘ㄱㄴ댄스’로 당시 젊은이들을 열광케 한 박남정의 ‘널 그리며’를 비롯해 팝송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등의 OST가 향수를 자극한다.
‘소년시대’의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 영화와 드라마 제목을 섞은 회차별 제목을 챙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1화 ‘와호장룡:전설의 시작’은 병태가 아산 백호로 오해를 받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2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병태가 본격적으로 아산 백호 행세를 하며 ‘선을 넘는’ 것을 의미한다. 병태의 거짓말이 들통나고 온갖 난관이 거듭되는 6화 ‘모든 것, 모든 곳, 한꺼번에’는 량쯔충(楊紫瓊)의 ‘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한국어로 옮긴 제목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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