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과 극 리얼리티 연애프로그램
솔로지옥3
플러팅 장인·연애고수들 즐비
눈빛·말투·동작만으로 판가름
만남30분만에 6명중 2쌍 매칭
나는 솔로
PD가 지정하는 인위적 데이트
술자리·산책 등 만남 이어져도
마음 나누지 못한 경우가 많아
“어딜 가든 남자들 한두 명은 절 좋아해서 그게 좀 피곤해요.”(‘솔로지옥 3’ 출연자) / “사귀는 거 시작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오늘부터 1일이야 하는 건가요?”(‘나는 솔로’ 출연자)
쏟아지는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 속 ‘솔로지옥’과 ‘나는 솔로’는 양극단에 서 있다. 인기 많은 남녀의 화려한 썸을 표방하는 ‘솔로지옥’이 시청자들에게 ‘부러워하라’는 주문을 건다면, 결혼이 갈급한 남녀의 현실적 만남을 표방하는 ‘나는 솔로’는 ‘한심해하라’는 주문을 건다.
화려한 비주얼의 훈남·훈녀가 바다가 펼쳐진 무인도(‘지옥도’)와 호텔 스위트룸(‘천국도’)을 오가며 매력을 뽐내도록 하는 ‘솔로지옥’과 주변에서 봤을 법한 흔남·흔녀가 PD가 지정하는 인위적인 데이트를 하며 날것의 민낯을 드러내는 ‘나는 솔로’의 차이는 극명하다.
‘솔로지옥’ 출연자들이 호텔 인피니티풀이나 자쿠지 욕조에서 친밀감을 쌓고, “같이 잘래?”란 말을 내뱉는 동안, ‘나는 솔로’ 출연자들은 무수히 많은 술자리와 아침 산책을 하며 끈덕지게 호감을 쌓아나가야 한다. 한쪽은 출연자가 ‘선망’의 대상이길 바라고, 다른 한쪽은 출연자가 ‘공감’이나 ‘동정’의 대상이길 바란다. 다만 선을 넘어버린 출연자가 있다면, ‘철퇴’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건 같다.
이번 ‘솔로지옥 3’(12일 넷플릭스 공개) 역시 플러팅 장인, 연애 고수들이 즐비하다. 자신이 누구에게 관심 있고, 누가 자신에게 관심 있는지는 지옥도의 제공 식사인 당근 몇 개만 같이 씹다 보면 판가름난다. 주고받는 눈빛, 말투와 동작만으로 이미 판단이 선다. 특히 이번 시즌은 만나고선 30분 만에 첫 매칭에 들어갔고, 결과는 남녀 3명씩 6명 중 두 커플이 매칭됐다.
반면 ‘나는 솔로’는 첫인상 투표가 서로 맞는 경우가 적다. 자신에게 호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고, 미처 호감을 나누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란 얘기다. 대신 날것의 솔직함이 노출된다. 울면서 편지 쓰기는 예사고, 16기의 경우 출연자 간 오해와 비방이 난무하며, 방송이 끝난 뒤에도 몸살을 앓고 있다. 17기는 방송에서 순애보를 펼쳤던 한 남성 출연자의 과거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나는 솔로’ 번외판인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에선 ‘나는 솔로’ 경력자인 모태솔로 남성 3명과 연애 경험이 있는 여성 3명이 출연했다. 연애에 서툰 남성 3명의 좌충우돌을 보며 대놓고 웃으라는 얘기다. 13일부터 시작되는 18기 역시 어떤 날것의 모습이 나올지가 관심이다.
‘솔로지옥 3’에서 크게 달라진 설정은 초반에 지옥도를 2개로 나눠서 진행했다는 것. 남녀 3명씩 6명이 있는 지옥도A만 보여주다가 남자 3명, 여자 2명이 있는 지옥도B의 존재가 드러나는 2화가 초반 전환점이다. 지옥도에서 커플이 된 남녀는 천국도에 머물고, 다시 돌아갈 땐 서로 갈라져 다른 지옥도로 간다. 지옥도A에서 썸을 타다가 지옥도B에서 다른 이성과 썸을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눈치 덜 보고, 욕망에 충실하라는 취지이다. 두 개의 지옥도가 다시 합쳐지고, 또 한 번 소용돌이가 펼쳐진다. 이는 영국에서 시작돼 미국에서도 큰 인기인 리얼리티 연애서바이벌 ‘러브아일랜드’의 설정과 비슷하다.
이번 시즌엔 KBL올스타 출신 농구선수 이관희가 출연해 화제다. 1988년생인 이관희 말고도 30대 해양경찰 등 남성 출연자의 연령대는 다소 높아졌다. 여성 출연자는 실리콘밸리 인턴십 중인 이화여대생부터 회사원, 필라테스 강사 등이고, 전편에 이어 미스코리아 출신도 출연했다.
한국판 ‘투핫’(19금 리얼리티 예능)을 내세웠지만, 현실은 헐벗은 ‘하트시그널’에 가까웠던 ‘솔로지옥’은 이번 시즌이 “순수 재미 측면에서 최고”라고 강조한다. 김재원 PD는 “출연자들이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 거침없다”고 말했다. 12세 이상 관람가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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