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막시마 소레기에타 세루티(왼쪽) 왕비와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막시마 왕비, 윤 대통령,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김건희 여사. EPA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막시마 소레기에타 세루티(왼쪽) 왕비와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막시마 왕비, 윤 대통령,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김건희 여사. EPA 연합뉴스


■ 윤 대통령 국빈방문… 양국 공동성명

성명에 ‘칩 동맹’ 명기는 최초
2나노 반도체 경쟁 우위 확보

양국 연례 경제안보대화 신설
핵심품목 공급망 협의체 추진


암스테르담=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한국과 네덜란드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하는 양국 공동성명에 ‘반도체 동맹’(칩 얼라이언스·Chip Alliance) 용어를 명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시장의 ‘게임 체인저’인 2㎚(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기술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확보하고, 양국 협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공급망 위기에도 적시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 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공동성명에 반도체 동맹이라는 용어를 직접 기입해 넣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의 공동 성명 문안에 ‘반도체 동맹’을 명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반도체 동맹 구축에 따라 이를 실천하기 위한 경제·안보·산업 분야 양자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경제 안보의 핵심 이익을 결정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공급망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외교 당국 간 연례 경제 안보 대화를 신설한다. 양국 산업 당국은 또 반도체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반도체 대화를 설치하고, 핵심 품목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 협의체 구성도 추진한다. 김 차장은 “경제·안보 분야의 핵심 고리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분야에서 상호 동맹과 같은 협력관계를 평상시에 꾀하고 반도체 관련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공동 처방과 대응에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펠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방진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윤 대통령, 피터 베닝크 ASML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펠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해 방진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윤 대통령, 피터 베닝크 ASML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연합뉴스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과 소재·장비 분야에서 압도적 기술력을 갖고 있는 주도국인 네덜란드 간 반도체 동맹이 공식화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ASML 핵심 장비를 선점한 뒤 2㎚ 기술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세계 유일의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 기업인 ASML 본사와 이곳의 ‘클린룸’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피터 베닝크 ASML CEO 등에게 “이번 협력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양국 정부 간 직접 소통 채널을 강화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은 간담회에 앞서 ASML 본사에서 방문을 기념하는 웨이퍼에 각각 서명했다.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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