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합니다 - 조영환(33), 석은녕(여·31) 예비부부
저(은녕)는 수능 끝나고 만난 ‘군인 아저씨’와 결혼합니다. 2011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을 마친 직후 일입니다. 랜덤 채팅 앱으로 예랑(예비신랑)과 대화를 나누게 됐어요. 말 그대로 무작위 대화 상대 중 한 명이 예랑이었던 거죠. 예랑이 군인이었다는 사실은 첫 만남 이후에 알게 됐어요. 앱에서 대화 후 부산에서 처음 만났는데, 당시 날이 추워서 떨었는지 예랑과 첫 만남이라 떨렸는지 지금도 긴가민가해요. 긴장한 저와 달리, 남편은 덤덤하게 약속 장소로 걸어 나오더라고요. 30분, 남편과 첫 만남 때 대화한 시간입니다. 온라인에서는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어요.
이후 저희는 3개월 정도 짧게 연애하고 헤어졌어요. 고3과 군인이라는 신분을 극복하기도 어려웠어요. 무엇보다 당시 저희는 서로 좋아했다기보다 연애라는 게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매년 제 생일 때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로 지냈어요.
첫 만남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저희는 서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다시 만나기 시작했어요. 두 번째 연애를 시작한 거죠. 예전엔 연애하고 싶어 사귀었다면 이번엔 달랐어요. 서로에게 끌리고 또 위로받아 연애를 시작했죠. 하루는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날이에요. 퇴근 중인 예랑에게 전화해서 절 보러 와달라고 했어요. 예랑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평소와 다른 제 목소리만 듣고 바로 저에게 달려왔어요. 예랑의 얼굴을 보니, 회사에서 참았던 눈물이 흘렀어요. 예랑은 저를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달래줬어요. 그날 예랑에게 정말 고마웠어요.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연애 기간을 거쳐, 내년 5월 저희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됩니다. 예랑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저를 예뻐해 주고 사랑해줘요. 무엇보다 저를 웃게 해주는 사람입니다. 결혼해서도 지금처럼 함께 여행도 다니며 알콩달콩 단란한 가정을 꾸릴게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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