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노형찬(33)·박지원(여·28) 부부

저(지원)를 가르쳐준 선생님의 남동생과 결혼했습니다. 2년 전 음악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면서 레슨을 받았어요. 당시 저를 지도해 준 선생님과 성격 등 여러모로 참 잘 맞았어요. 결과적으로 좋은 레슨 덕분에 선생님의 대학원 후배가 됐죠.

그러다 하루는 선생님께서 “내 동생 한번 만나 볼래?”라고 제안해 줬어요. 저는 선생님과 잘 맞았기에, 남동생도 결이 비슷할 것 같다는 기대를 품고 소개팅 제안을 받았어요. 그리고 예상은 틀리지 않았어요. 선생님의 남동생, 지금 남편을 처음 만난 날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편하고 즐거웠어요. 소개팅 당일 저희 둘 다 베이지색 코트를 입고 왔는데, 이것도 미리 커플룩을 맞춰 입은 것 같기도 했어요.

소개팅 이후 한 달도 채 안 됐을 때 남편이 초콜릿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연주한 드뷔시 음악 CD를 제게 선물하며 고백했어요. 조성진과 드뷔시를 좋아한다는 제 말을 기억했다가 고백 선물로 준비했던 거죠. 당시 남편은 “지원이는 나 어때?”라고 물으며 고백했는데, 아직도 그때 남편의 눈빛과 표정을 기억해요. 정말 저를 좋아하는 마음이 읽혔거든요. 남편 고백에 “좋아…요”라고 부끄럽지만 확실하게 답했죠. 2021년 3월 13일, 저희가 연인이 된 날입니다.

그로부터 2년 4개월 연애 기간을 거쳐 올해 7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레슨 선생님은 형님이 됐죠. 하하. 저는 태어나서 이렇게 진실하고 섬세한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어요.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결혼한 지금까지 남편은 항상 제 행복과 기분을 최우선으로 두고 배려해줘요. 그러면서도 생색내는 법이 없어요. 연애 기간, 남편은 왕복 3시간 거리 직장을 다녔고 저는 대학원 학업과 대안학교 음악 선생님 업무를 병행하느라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던 적이 있어요. 그럼에도 저희는 꼭 만났어요. 유일한 마음의 안식을 누리는 시간이 함께 있을 때였거든요. 결혼한 이유이기도 해요. 앞으로도 서로가 서로의 안식이 돼 줄게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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