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가 16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시인 구상(1919~2024·세례명 요한·사진)을 기리는 ‘기억하다, 빛과 소금이 된 이들’ 미사를 봉헌한다. 한국 근현대사 선조들의 모범적인 삶과 신앙을 기리고 본받자는 취지인 기림미사는 2022년 안중근(토마스) 의사와 선우경식(요셉) 요셉의원 초대 원장, 2023년 김홍섭(바오로) 판사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가 미사를 집전한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광복과 6·25 전쟁을 겪은 구상 시인은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존재와 신앙을 성찰하고, 이를 시와 산문으로 고백했다. 전쟁의 참상 속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초토(焦土)의 시’ 연작 등을 남겼다. 구상 시인은 사제였던 형을 따라 신학교에 들어갔던 적이 있을 만큼 신심이 깊었고, 평생 구도자의 삶을 살았다. 1997년 영국 옥스퍼드 출판부가 펴낸 ‘신성한 영감-예술의 삶을 그린 세계의 시’에 그의 신앙 시가 실리기도 했다.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전통철학과 선불교적 명상, 노장사상까지 아우르는 넓은 정신세계를 보여 주는 작품활동으로 프랑스 정부가 선정한 세계 200대 시인에 오르기도 했다. 장례 미사는 2004년 명동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 집전으로 거행됐다.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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