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반산업단지 모습. 현재도 공업용수 공급이 원활치 않은 편이며 2030년 이후에는 해수 담수화 설비를 통해 공업용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 전국 곳곳‘해수 담수화’추진
기후변화 탓 가뭄 잦아 공장가동 타격 우려 50여개 기업 입주하는 영일만산단 2026년 공업용수 하루 4만t 부족 추산에 포항, 하루 최대 12만t 규모 담수화 시설 추진 서산은 ‘10만t 공급’ 시설 내년 하반기 준공
포항=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전국종합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가뭄으로 물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바닷물을 민물로 바꿔 산업단지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사업이 전국 곳곳에서 추진돼 화제다. 바닷물을 정수해서 바다와 가까운 산단에 제공하는 것으로 댐과 저수지 등의 물 공급 차질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포항시의 경우 가뭄에 안정적이지 못한 지역이지만 2차전지 등 기업의 입주와 투자 유치가 폭증하고 있다. 영일만일반산단(448만6726㎡)에는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를 중심으로 50여 개 기업이 입주하는 등 분양률이 100%에 이른 상태다. 블루밸리국가산단(607만8938㎡) 역시 30여 개의 기업 입주와 투자 계획으로 잔여 부지가 거의 바닥났다. 이런 가운데 기업 추가 투자 문의도 이어져 시는 330만㎡ 규모의 새로운 산단 확보에 나섰다. 시는 이를 고려할 경우 영일만산단에 오는 2026년 하루 6만t의 공업용수 중 4만t, 블루밸리산단은 2025년 4만t 중 2만t이 각각 부족하고 추가 개발되는 산단도 향후 4만t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상당 부분 의존하는 댐과 저수지에서 공급하는 원수로는 앞으로 들어설 기업의 공업용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며 특히 가뭄으로 차질이 발생하면 공장 가동에 직격탄을 맞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시는 297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하루 최대 10만~12만t 규모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내년에 기본 구상 용역 등 타당성 조사를 하기로 했다.
실제로 충남 서산시 대산임해산단은 가뭄으로 2012년과 2017년 공장 가동 중단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서산시 건의로 환경부는 약 2700억 원을 투입해 해수 담수화로 HD현대오일뱅크 등 기업에 하루 약 10만t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시설을 짓고 있다. 이 시설은 오는 2024년 하반기쯤 준공될 예정이다.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단 역시 올해 4월 극심한 가뭄으로 석유화학 업체들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LG화학 등 석유화학업체와 협력업체 등 200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여수산단은 인근 주암댐 등에서 하루 평균 50만t 규모의 공업용수를 공급받는데 당시 저수율이 2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여수시 등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3000억 원을 투입해 인근 남동발전소에서 나오는 온배수 해수 담수화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나섰다. 민간투자방식(BTO)을 도입하며 하루 약 15만t의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해수 담수화는 바닷물에서 염분 등 각종 용해물질을 제거해 민물을 만드는 것이며 온배수 해수 담수화는 발전소나 공장에서 해수를 사용한 뒤 바다에 배출하면 이를 염분이 없게 정수해 사용하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댐 등의 원수 사용보다 공급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부담이지만 해수를 담수화하면 초순수물(UPW)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기범 경일대 건축토목공학과 교수는 “해수 담수화는 강수에 의존하지 않고 극한 가뭄이 장기화해도 안정적으로 물을 확보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