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과 저작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소유 지분을 주식처럼 사고파는 토큰증권발행(STO) 시대가 내년에 활짝 열릴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거래소를 잇달아 선정하고 신탁수익증권(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는 등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한 막바지 정비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부산시는 15일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운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산BDX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클라우드·금 자산거래소 운영사와 정보기술(IT)기업, 지역 업체 등 11곳이 참여 중이다. 예탁결제와 상장심사, 시장 감시 등으로 기능이 분리돼 운영될 부산 디지털거래소의 특성에 맞게 여러 기업이 다양하게 참여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사업은 귀금속과 원자재, 예술품, 문화상품 등 제반 상품을 토큰 형태로 만들어 사고파는 거래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 절차에 속도를 내 올해 안에 사업자 지정을 마칠 계획으로, 사업자는 100% 자기 자본으로 거래소를 설립해 운영·소유권을 모두 갖는다. 시는 내년 1월 거래소가 지역 ‘블록체인(분산원장) 규제 자유특구’에 설립되면 관련 산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본다.
한국거래소도 STO 시장 개설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한국거래소의 신종 증권 시장 개설을 허용키로 했다. 또 객관적 가치 측정 및 평가 등을 핵심으로 한 신탁수익증권의 기초자산 요건에 관한 지침을 마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 발행뿐만 아니라 유통 시에도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시장 개설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일반 투자가가 접근하기 어려운 미술품, 저작권 등에 대한 조각투자 방식의 비정형적 신종 증권이 앞으로 장내 시장으로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1호 조각투자 상품이 등장함에 따라 STO 시장 개화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투자계약증권을 활용한 조각투자 1호 상품 발행을 14일 승인했다. 대상은 조각투자업체 열매컴퍼니가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대표작인 호박 시리즈 2001년 작품(캔버스 3호)을 기초자산으로 총 1만2320주(액면가 10만 원)를 발행하는 투자계약증권이다. 청약은 18일부터 22일까지며 배정공고일은 내년 1월 4일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증권신고서는 조각투자와 관련해 자본시장의 새로운 서비스가 제도권 내로 수용된 첫 사례”라며 “조각투자가 투자계약증권으로 제도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면밀히 심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