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리그 우리카드 19세 한태준

고졸 2년차 주전세터 맹활약
세트 12.47개로 리그 1위
팀 1위 이끄는 야전사령관


“국가대표팀에 가고 싶지만 팀 우승이 먼저다. 우승하고 대표팀까지 가는 진정한 꽃길을 걷고 싶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고졸 2년 차 주전 세터 한태준(사진)이 야심 찬 2024년 목표를 세웠다. 우리카드는 신영철 감독 부임 첫해인 2018∼2019시즌부터 꾸준하게 ‘봄 배구’ 무대를 밟고 있다. 신영철 감독 체제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하승우(한국전력)와 황승빈(KB손해보험)이 팀을 떠났지만 올 시즌도 우리카드는 흔들리지 않는다. 2023∼2024시즌은 고졸 2년 차 세터 한태준이 기대 이상 활약하는 덕분에 올해도 ‘장충의 봄’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18일 현재 우리카드는 12승 4패(승점 34)로 남자부 선두다. 2위 대한항공(10승 6패·승점 31)과는 승점 3차다.

2004년생 한태준은 수원 수성고 졸업을 앞두고 대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배구선수 출신 아버지의 조언으로 프로행을 선택했다. 그러고는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에 지명됐다. 한태준은 우리카드 맏형인 미들 블로커 최석기(1986년생)와 18세 차, V리그 남자부 최고령 선수인 리베로 여오현(1978년생)과는 무려 26세 차다.

한태준은 프로 첫 시즌 백업 세터로 18경기에 출전했고 두 번째 시즌 파격적으로 주전 세터로 낙점됐다. 현재 이번 시즌 우리카드가 소화한 16경기에 모두 출전하는 중이다. 단순히 한 팀의 주전 세터가 아닌 리그 최고 수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세트(세트당) 12.47개로 리그 1위다. 현역 세터 중 리그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로 평가되는 베테랑 한선수(대한항공)의 11.39개보다 우월한 기록이다. 단순히 공만 올리는 것뿐 아니라 블로킹 0.33개, 서브 0.08개, 수비 1.39개(이상 세트당)로 경기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 시즌 가장 눈에 띄는 한태준은 “배구가 세터 놀음이라고 하지만 형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신영철 감독님께서 세터는 토스 잘하고 기본기가 좋아야 한다고 강조하셔서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에 왔으면 다 똑같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나이와 경력에 연연하지 않고 실력으로 보여주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지난 연패 때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 시즌 개막 전에 독하게 훈련한 덕에 이제는 정상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선보였다.

국가대표팀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한태준은 “국가대표팀에 가고 싶다”면서 “하지만 팀 우승이 먼저다. 이번 시즌에 우리카드의 우승을 이끌고 그다음 대표팀까지 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오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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