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약? 야구공 갈랐더니 쏟아진 ‘붉은 알약’ 정체

필로폰과 카페인 합성 약물 ‘야바’
중독자들 출근 전 투약해 환각 상태서 근무


야구공 속에 마약을 넣어 밀반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야구공 속에 숨겨진 마약은 태국어로 ‘미친약’이라는 뜻을 가진 ‘야바(YABA)’로 시가 41억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야바는 주로 태국 출신 불법체류자들 사이에서 유통됐으며 중독자들은 출근 직전이나 근무 중에도 투약해 환각 상태에서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경찰청은 18일 야구공 속에 마약을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외국인 노동자 A(35) 씨 등 16명을 구속 송치하고 3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태국 출신의 이들은 지난 8~11월 태국에서 국제우편을 통해 야구공 속에 마약 야바를 몰래 숨겨 국내로 보낸 후 유통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밀반입한 마약은 8만2000정으로 시가 상당 41억 원 수준이다. 이들은 경북, 경기, 대구, 울산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사는 공장 근로자들로 각 지역 중간 판매책을 거쳐 태국인들에게 야바를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을 투약한 태국인들은 주로 불법체류자들로, 농촌이나 공단 일대에서 무리 지어 생활하며 집단으로 투약했다. 출근 직전이나 근무 중에도 상습 투약했다.





태국어로 미친약이란 뜻을 가진 야바는 강력한 각성(흥분) 효과를 일으키는 필로폰과 카페인의 합성물이다. 빨간 알약 형태를 갖는 이 약은 대부분 태국에서 제조돼 유통된다. 한번 복용하면 뇌에 도파민을 과도하게 생성해 격한 흥분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독성과 부작용이 심해 한 번 복용하면 3일간 잠을 자지 못하고 피해 망상증과 같은 정신장애를 불러일으킨다. 독성도 필로폰보다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기범 경북경찰청 형사과 마약범죄수사대장은 "태국 현지에 있는 밀반입 총책 등 공범 5명은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이라며 "국제 공조 수사로 신속히 검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