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박성훈 기자
부산과 전남 목포시에 이어 국내에 세 번째로 생기는 경기 용인 장애인 가상현실 스포츠체험센터(센터)가 전기요금도 못 낼 위기에 처했다. 용인시의회가 운영비를 삭감해서다.
18일 대한장애인체육회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용인시는 내년 2월 처인구 삼가동 일원 차량등록사업소 건물에 ‘장애인 가상현실 스포츠체험센터를 개관한다. 센터 설립은 부산시와 전남 목포시에 이어 세 번째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지난 3월부터 경기도에 가상현실 스포츠 체험센터를 설치하기 위해 도내 여러 시·군을 접촉했다. 하지만 센터를 설립할 만한 부지를 희사하는 곳이 없었고, 용인시가 이를 수용했다. 시는 장애인과 장애를 가진 학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차량등록사업소 건물에 대한 리모델링과 장비 구매를 추진해왔다.
그런데 시의회가 최근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센터 운영비와 시설개선비로 세운 3900만 원의 사업비를 전액 삭감했다. 예산에는 시설 운영을 위한 전기료와 각종 사무 비품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시의회는 공무원들도 근무하기 힘들어하는 낡은 건물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제기했다. 황재욱(더불어민주당) 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은 “기존에 근무하던 공무원들도 건물에서 뱀이 나올 정도로 시설이 낙후됐다는데,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로 활용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시는 내부 시설 수리를 거칠 예정인데 낙후됐다는 이유로 센터 운영비를 삭감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이 센터는 경기도 전체 장애인과 장애 학생을 위한 거점이기 때문에 훌륭한 시설을 갖추도록 할 텐데, 시의회에서 센터 운영과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 3900만 원을 삭감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예산을 확보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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