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과거시험 답안지 발견…1447년 정종소 문과 중시 시권(試卷)

한국국학진흥원, 영천 영일 정씨 호수종택서 기탁받아

안동=박천학 기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과거시험 답안지가 발견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1447년 문과 중시 시권(試卷)의 원본 2건을 온전한 형태로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시권의 주인공은 조선 시대 세종대 문신 정종소(鄭從韶)이며 시권은 경북 영천 영일 정씨 호수종택에서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했다. 정종소는 1447년 문과 중시에 응시해 을과 삼등 제1인으로 급제했다. 당시 동기생은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정창손 등 당대 명망 있는 인사들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측은 임진왜란(1592년) 이전의 문과 시권은 현재까지 12건 밖에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희소성이 높은 자료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알려진 가장 이른 시기의 문과 시권은 보물로 지정된 1507년 충재 권벌(1478~1548)이 작성한 문과 전시(殿試) 시권이며 이번에 발견한 시권은 이보다 60년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정종소 문과 시권은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 내용을 파악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며 “이 자료는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15세기 문과 중시의 유일한 실물 사례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높고 당시 시권의 형태적 특징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원본 자료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자료는 박성호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한국국학진흥원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견했으며 한국국학진흥원 등재학술지 ‘국학연구’ 52집에 수록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현재 국내 최다인 62만여 점에 이르는 민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