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시장의 격변기다. 전기차의 질주가 주춤해진 대신 하이브리드차가 뜨고 있다.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충전소 부족 등으로 전기차의 구매를 꺼리자 하이브리드차가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했다. 판도 변화는 통계로 드러난다. 올 3분기까지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을 포함한 하이브리드차 글로벌 판매 대수는 42.3%나 늘어 전기차 판매 증가율(35.2%)을 앞섰다. 하이브리드차 총 판매량은 856만 대를 넘어, 723만8000대를 기록한 전기차를 처음 추월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165만여 대에서 지난해 800만 대를 돌파해 3년 만에 4배 이상으로 급증해오다 올해 둔화했는데, 하이브리드차가 그 공백을 메우는 양상이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다 갖춘 친환경차로 평가된다. 가격은 내연기관차보다 다소 비싸지만, 전기차보다는 많이 싸다. 시동 걸 때와 저속 주행 때는 전기만 쓰고, 고속 주행 때 연료(대부분 휘발유)를 쓴다. 이 덕에 연비가 휘발유·경유차보다 ℓ당 6∼7㎞나 높아 전기차처럼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크다. 연간 2만㎞ 주행 때 연료비를 90만 원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또, 전기모터를 쓰기 때문에 운전 때 조용하다. 배터리는 20만㎞ 정도 주행할 때까지는 교체 없이 쓸 수 있다. 공영주차장 주차료 50% 감면 등 혜택도 있다.
글로벌 업체들도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에 강점이 있는 세계 1위 일본 토요타의 재부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토요타는 전기차 전환이 늦어 초비상이었는데, 경쟁력을 만회할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폴크스바겐·GM·포드 등 미국과 유럽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투자 계획을 줄줄이 늦추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모두 강점이 있는 만큼 오히려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새해는 가격 부담을 크게 줄인 소형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정면대결이 예상된다. 실제 두 차종 모두 신차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사실 전기차는 지금 속도 조절일 뿐,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관건은 역시 경쟁력이다. 새해 전기차의 명운은 각국의 보조금 감축에 맞춰 가격을 얼마나 낮추고, 충전소 등 인프라를 확대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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