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치료 받는 아동. 게티이미지뱅크.
병원에서 치료 받는 아동. 게티이미지뱅크.


4급 급성 호흡기 감염병 걸린 아동, 다인실 입원 뒤 2차 감염 피해 우려↑
표본감시 아동병원 제외, 지역별 통계치 결과 공개 안 해 무용지물 지적


부산=이승륜 기자



보건 당국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이하 마이코플라스마) 등 4급 급성 호흡기 감염병에 걸린 아동의 입원치료 때 다인실을 허용해 병실을 함께 쓰는 다른 환아의 2차 감염을 유발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4급 감염병은 격리치료가 의무가 아닌데, 부모들은 유아나 학령기 아동이 이 병에 걸리면 면역에 취약한 또래 환자의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격리수용이 필요하다며 대책을 요구한다.

◇4급 급성 호흡기 감염병 걸린 아동, 입원 뒤 2차 감염 피해 우려↑

19일 부산지역 아동병원에 따르면 최근 주부 A(42) 씨의 만6세 자녀 B 군은 오래된 감기로 인한 폐렴 증세로 이 병원 다인실에 입원해 함께 병실을 쓰는 또래 C 군과 하루 동안 놀았다. 이후 알고 보니 C 군은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환자였다. A 씨는 병원 측에 자녀의 감염이 우려된다고 항의했으나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자는 격리치료나 1인실 의무 대상이 아니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 병원은 별도의 1인실도 부족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5주(11월 2주~12월 2주)간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는 전국적으로 1~12세 유아·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11월 1주 176명이었던 마이코플라스마 환자는 한 달 만인 12월 1주 258명으로 1.5배 증가한 이후 그 다음 주 222명으로 2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질별청은 마이코플라스마에 걸려 입원한 환자 중 1~12세 소아가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봤다. 하지만 사례처럼 4급 감염병인 마이코플라스마는 격리대상인 1~3급 감염병이 아니다 보니 이 병에 걸린 아동은 수액을 맞거나 입원 때 별도의 격리 조치를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 부모들은 자녀의 다른 환자로 인한 2차 감염을 두려워한다. 부산 연제구의 한 주부는 "얼마 전 아이가 바이러스성 급성 호흡기 질환인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돼 입원했는데, 세균성 질환인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아이와 한 병실에 있었다. 두 병이 잠복기가 달라 교차 감염이 걱정됐다"고 말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감염병에 걸린 아이와 함께 병실을 쓰는 다른 아동의 부모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 갈등을 빚기도 한다고 한다.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환자가 1인실을 쓸 경우에도 의무 격리 대상이 아니라서 관련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이에 부모들은 "4급 감염병이라도 마이코플라스마, 아데노바이러스 같은 유행성 질병이 면역에 취약한 아이들 사이에서 확산할 경우 별도 격리 등 특단의 조치를 제도화 해달라"고 요청했다. 부산의 한 병원 관계자는 "부산 경남은 수도권에 비해 감염병 확산 속도가 느린 편이다. 앞으로 더 환자 피해와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표본감시 대상서 아동병원 제외돼 무용지물 지적도

또 질병 당국의 마이코플라스마 등 4급 감염병 확산 추이 파악을 위한 표본감시 대상이 지역의 200병상 이상 병원인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병에 걸린 환자가 주로 아동병원에 몰리는데, 이런 곳의 현황 파악 없는 표본감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이에 부산시는 표본감시 대상에 아동병원을 추가해야 한다고 질병청에 건의했다.

지역의 표본감시 대상 병원들이 국가 감염병 누리집 전산망에 마이코플라스마 등 감염병 환자 수치를 올리지만, 정작 보건 당국이 지역별 감염자 통계치를 알리지 않는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주부 D(39) 씨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한다는 말만 듣고 부산에 얼마나 늘었는지 모르니 더 불안하다"며 "지역별 수치도 알려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소라 부산시 시민건강국장은 "부모들의 불안을 이해한다"며 "관련 문제점을 현장을 통해 파악한 뒤 제도를 건의할 부분은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진선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모니터링 대상에 아동병원을 포함하는 것은 복지부와 논의 중"이라면서 "일부 4급 감염병이 격리가 필요한 호흡기 감염병인지 전문가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제도적 검토가 필요한지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이승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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