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前교육감때 신청사 설계
올 6월 입주후 직원 불만 쏟아져
내년부터 구청사서 밥 지어 배달
수원=김현수 기자 khs93@munhwa.com
“경기도 안 좋은데 매번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네요.”
올해 6월 수원 장안구에 있는 경기도교육청 구청사에서 광교 신청사(사진)로 옮긴 직원의 하소연이다. 이재정 전 경기도교육감 재직 시절 지역 상생을 이유로 신청사에 구내식당을 만들지 않은 탓에 수백 명의 직원이 매일 점심시간이면 청사에서 한참 떨어진 인근 식당가를 배회하고 있다.
29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 전 교육감은 재임 당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며 수원 광교 신청사 설계에서 구내식당을 제외했다. 당시 650명에 달하는 교육청 직원들이 신청사 입주 후 점심 난민이 될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지만 간단히 무시했다. 광교 신청사 주변은 수원 내에서도 물가가 높은 수준인 데다 교육청 신청사와 주변 식당가 간 이동 거리(300m)까지 고려할 경우 불편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공공기관 구내식당의 경우 통상 한 끼 비용이 4000∼5000원 수준이지만 광교 신청사 주변 식당 음식은 대부분 1만 원대 안팎이어서 직원들에겐 부담이다. 교육청이 고층이라 엘리베이터 사용 시간만 10분 가까이 소요되고 주변이 공사 중이라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고충이 크다.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임태희 교육감은 부임 이후 신청사 내부 공간을 활용,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자유 공간 성격의 300석 규모의 식당 공간을 만들긴 했으나 설계상의 어려움으로 취사시설은 갖추지 못했다. 임시방편으로 매주 식수 인원을 파악해 단체 도시락을 주문받아 식사를 해결하도록 했는데 평균 300여 명의 직원이 도시락을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청 직원은 “점심시간만 되면 직원들이 끼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낙후 지역도 아니고 임대료가 비싼 광교에서 굳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하겠다는 취지도 이해가 안 될뿐더러 그걸 직원 점심을 볼모로 한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교육청은 식당 공간의 활용과 직원 편의를 위해 내년도부터는 구청사에 비치된 취사시설에서 음식을 만들어 신청사로 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으로 구청사 취사시설 인테리어 비용과 배달 비용 등 운영비 명목으로 예산 4억 원을 편성했다. 교육청은 신청사 내 취사시설 설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여러 행정 기관이 한곳에 들어서는 융합 타운에 교육청이 입주한 탓에 설계 구조를 변경하기까지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여러 방면을 고민 중이나 뚜렷한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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