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추진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GPS·Global Pivotal State)’ 전략의 최전선 거점의 하나로 중동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국격에 걸맞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가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동시에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인프라·에너지에서부터 평화 구축에 이르기까지 협력 의제가 많은 중동은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중동 순방을 계기로 107조 원가량의 경제협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2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중동 지역에서 인정받은 순간의 하나는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이었다.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는 당시 수소경제 등 미래지향적 산업과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간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지속 심화하기로 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또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일치된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해서도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정치적 해결과 항구적 평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합치했다.
중동 지역 현안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포함된 것은 사우디 입장에선 이례적인 일로 알려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당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인정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올해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한 만큼, 중동과의 협력은 한국이 국제적 이슈에 목소리를 더욱 키우며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의 경제적 지평을 확장하는 데 있어서도 중동은 핵심 지역이다. 한국은 윤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사우디에서 약 156억 달러, 카타르에서 약 46억 달러의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