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중동 ‘석유없는 미래’ 준비한다 <1>
‘한국형 원전’ 바라카 1~4호기 현장 가보니
사막 가로질러 3시간여 달리니
삼엄한 경비 거대 원전 드러나
2009년 한국 차세대원전 수출
극한 기후속 건설 경쟁력 과시
UAE의 탈탄소 미래 비전 충족
아부다비=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차가운 겨울이 한국을 뒤덮고 있던 지난해 12월 2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를 잇는 도로인 ‘셰이크 자이드’를 따라 시속 160㎞로 3시간 30분가량을 쉬지 않고 달렸다. 목적지는 아부다비 인근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바라카 원전을 가는 도로 일대는 송전탑과 산업시설 외에는 마땅한 건물이 없는 탓에 세계 최고(最高) 건축물인 부르즈 칼리파 등 초고층 빌딩이 가득한 두바이와 극명한 높낮이 대비를 이뤘다. 왕복 8차선 도로 곳곳에는 ‘짙은 안개 구간에도 차량을 멈추지 마라’는 영어로 쓰인 경고 문구 안내판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4호기가 연료 장전에 들어가는 등 바라카 원전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국가전략시설인 바라카 원전 일대를 감시하는 UAE 군부대들의 경비 태세도 삼엄해졌다. 전휘수 한국전력공사 UAE원자력본부장은 이날 바라카 원전 인근에서 문화일보와 만나 “바라카 원전을 사례로 UAE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고, 중동 지역의 기후 조건에서도 원전을 문제없이 건설 및 운영한 경험이 한국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했다는 분석도 있다”고 밝혔다.
노란색 안전 조끼를 입은 전 본부장은 바라카 원전으로부터 수십㎞가량 떨어진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곳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전 본부장은 “UAE는 바라카 원전을 통해 비전을 현실로 바꿔 국가의 번영과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이끌어내고, 고효율 청정전력을 공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UAE와 한국 내에서도 바라카 원전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탈 탄소 에너지의 성공적인 모범사례로 꼽히며 중동지역 최초의 상용원전으로서 양국 관계 성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UAE는 오는 2050년 ‘넷 제로’(Net Zero·탄소 순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원전·신재생·친환경 에너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술로 독자 개발한 차세대 한국형 원전노형(APR1400)이 지난 2009년 UAE에 수출된 이후 ‘신(新) 중동붐’을 이끌고 있다. UAE 바라카 원전사업은 2009년 한국전력공사가 수주한 한국의 APR1400 4개 호기를 아부다비 알다프라 지역에 건설하는 세계 최대 원전건설 프로젝트다. 현재 1·2·3호기가 모두 가동되고 있으며, 4호기는 올해 가동을 앞두고 있다. 1∼4호기 모두 상업 운전할 경우 총 5600MW의 무탄소 전기 생산이 가능하며, 이는 UAE 전력 수요의 약 25% 수준에 달한다.
UAE 원전 수출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대한민국의 원전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린 성공사례다. 우리나라의 수출 노형인 APR1400은 지난 2017년 유럽사업자요건(EUR) 설계 인증을 취득한 데 이어 2019년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 표준설계인증서(DC)도 확보한 상태다. 현지 여건을 반영해 맞춤 설계한 원전설비들은 중동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든 반영할 수 있으며, 바라카 원전 수출은 우리나라 원전이 타국과의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차별화된 포인트가 됐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바라카 원전을 계기로 한·UAE 관계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 방문 이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심화 되고 있는 것으로, 양국은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의 성공적인 완수와 제3국 원전사업 공동진출에 대한 협력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전 본부장은 “UAE는 지난 2022년 10월 아랍지역 최초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넷 제로 2050’ 전략을 공개했다”면서 “UAE는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생산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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