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산 방문 중 피습
‘내가 이재명이다’ 머리띠 남성
이재명 지지자처럼 행세하다 돌변
20㎝길이 흉기 준비했다 공격
이재명 PK일정·文방문 모두 취소
부산=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피습되면서 정치권에 몰아칠 파장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하는 일정도 취소되는 등 올해 총선 격전지인 부산·경남(PK) 행보가 차질을 빚게 됐다. 민주당은 3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상태를 공유하고 향후 당 운영 방안을 논의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고 평산마을로 이동하려는 도중 10시 25분쯤 한 남성에게 피습됐다. 이 남성은 ‘잼잼자봉단’을 의미하는 파란색 왕관 모양에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지지자로 행세하며 이 대표에게 “사인을 해달라”면서 접근한 후 소지하고 있던 20㎝ 길이의 흉기로 이 대표를 공격했다. 이 대표는 목 부위에 1㎝ 정도의 상처를 입고 쓰러졌고 범인은 즉각 체포됐다. 이 대표가 지혈을 받던 도중 10시 47분 119구급대가 출동했고, 이 대표는 헬기에 실려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이날 오전 부산대병원에 도착했다. 경찰은 범인을 부산 강서경찰서로 연행해 정확한 신원조사와 범행 동기를 파악 중으로 60대 또는 70대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다음 날인 3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의 상태와 향후 당 운영과 관련한 논의에 들어간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의원들께서는 동요하지 마시고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대표님의 상태와 당 운영과 관련한 사항들은 지도부와 신속하게 파악 및 협의해 내일 의총에서 보고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부산 일정 후 평산마을로 이동해 지도부와 함께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해 오찬을 갖기로 했으나 이 일정 역시 취소됐다.
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가 피습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 신촌 지원유세에서 커터칼로 피습됐다. 이 사건으로 지지층 결집이 일어나기도 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괴한에게 습격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신당 창당이 임박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부디 이 대표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가 어서 쾌유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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