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까지 85㎝ 해일… 한국 안전지대 아니다

국내 해안 영향 31년만에 처음

새해 첫날 일본 이사카와(石川)현 노토(能登)반도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일본 열도에 지진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동해에서도 매년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한반도 역시 지진은 물론 지진해일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일본 지진으로 여파 또한 동해안까지 미쳐 묵호에는 지진해일의 높이가 최고 85㎝까지 오르기도 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난해 1년 동안 발생한 규모 3.0 이상 지진은 총 16차례에 달한다. 이 중 지난해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4.5에 달했으며, 이 시기를 전후로 동해 해역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된 바 있다.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동해 해역에서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자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큰 규모의 단층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 바 있다. 동해에 규모가 더 큰 단층대가 존재할 경우 더 큰 해저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한반도 지진에 따른 해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번에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은 동해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진해일은 전날 지진 발생(오후 4시 10분) 후 2시간 만인 오후 6시 1분쯤 관측되기 시작해 묵호항에서는 당일 오후 8시 35분 최대 높이인 85㎝에 이르렀다.

일본 지진으로 국내 해안에 지진해일이 밀려온 것은 1993년 7월 12일 이후 31년 만이다. 1900년대 이후 일본 서쪽 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5~7.8 지진에 따라 동해안에서 총 4차례(1940년 8월 2일·1964년 6월 16일·1983년 5월 26일·1993년 7월 12일)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1983년 5월에는 일본 혼슈(本州) 아키타(秋田)현 서쪽 근해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으로 인해 묵호 지역에 최대 2m 이상의 지진해일이 발생했고,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1996년 7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오쿠시리섬 북서쪽 근해에서 규모 7.8 지진이 발생했을 때에도 동해에 최대 2.76m 높이의 지진해일이 덮쳤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